이낙연, 윤영찬에 “오해 살 수 있다, 엄중 주의”

국민의힘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포털 압박’ 논란과 관련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국정조사를 촉구했다./뉴시스
국민의힘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포털 압박’ 논란과 관련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국정조사를 촉구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과정에서 포털사이트 메인 뉴스 편집에 반발해 항의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좌진과 주고받은 모습이 한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의원의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사보임은 물론이고 의원직 사퇴와 국정조사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과방위 위원들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는 문재인 정권의 언론통제, 언론농단의 민낯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던 역사적인 하루였다”며 “카메라 렌즈에 찍힌 어제의 사진 한 장은 우리의 시간을 40년전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을 통한 언론 탄압이라는 무시무시한 독재의 시간으로 회귀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윤 의원은 과방위에서 사임시켜야 한다. 의원직을 포함한 공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며 “이미 밝혀진 문재인 정권의 여론조작 사건들, 방통위원장의 당정청 회의 참석, 방통위원장의 청부 보도, KBS‧MBC의 권언유착, 윤 의원의 포털 통제 등 실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도 “심각한 외압을 가하는 행위”라며 윤 의원 비판에 나섰다. 조혜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공적 권력의 엄중함을 잊은 행태에 개탄스러울 뿐”이라며 “포털서비스 업체 사장단이었던 인물이 직접 뉴스 편집 방향에 개입하려고 연락을 넣은 것은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심각한 외압을 가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직접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우리 당 소속 의원이 국회 회의 중 한 포털 매체에 부적절한 문자를 보낸 게 포착됐다”면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엄중하게 주의를 드린다”고 경고를 보냈다.

이 대표는 “그 의원께 알아보니 우리 당 대표 연설과 야당 대표 연설을 불공정하게 다뤘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살 수 있다”면서 “저를 포함해서 모든 의원들이 국민께 오해를 사거나 걱정을 드리는 언동을 하지 않도록 새삼 조심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네이버의 임원 출신으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폰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보좌진에게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포털뉴스 메인에 오른 사진을 전송했고, 보좌진은 “주호영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라며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고 하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로 인해 국회 과방위는 여야 의원들의 공방으로 파행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포털 압박 문자”라며 비판을 쏟아냈고 윤 의원의 과방위원 사보임을 요구하며 집단 퇴장했다.

윤 의원은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비판에 유감을 표하며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윤 의원은 “이 사안을 정치적인 사안으로 끌고 가시는 것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전날 본회의장에서 이낙연 대표 연설을 보면서 카카오 메인페이지를 모니터링 했는데 메인에 뜨지 않았고 오늘 주호영 원내대표가 연설을 할 때는 연설이 시작하자마자 메인에 전문까지 붙여서 기사가 떴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건 좀 형평성에 있어서 너무한 것 아니냐는 (생각에서) ‘너무하다’고 표현했다. 여야 대표 연설이 왜 차이가 나는지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알아보라고 한 것”이라며 “제가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제 의견을 전달할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당 의원들께서 이 문제를 언론 또는 포털에 대한 탄압으로 이야기를 하셔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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