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보수단체를 향해 ′개천절 집회′를 중단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국민의힘에는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일부 보수단체가 ‘개천절 집회’를 예고하면서 정치권이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집회를 중단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이와 관련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안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서로를 위해 모일 때가 아니라 흩어질 때”라며 “2차 코로나19 유행의 일차적 책임은 종식 운운하며 국민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낸 정부에 있지만, 지난 광복절 집회와 같은 행사가 감염 확산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이어 그는 “누구도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험에 빠뜨릴 권리는 없다”며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는 많은 국민들의 우려를 먼저 생각해 주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앞선 ‘광화문 집회’가 오히려 야권의 발목을 잡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광화문 집회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함에 따라 여권에서는 야권 책임론으로 공세를 돌렸다. 여론도 싸늘해 졌다.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이를 기점으로 달라졌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이같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개천절 집회를 중단해 달라고 메시지를 냈다. 당 지도부도 집회 중단 입장 표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집회를 강행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정작 분노와 저항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대통령은 귀를 막고, 여당 의원들은 고개를 돌리며 분노의 외침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도심 집회는 중도층 국민들을 불안하게 해서 등 돌리게 하고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권에게 좋은 핑곗거리만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지난번 광복절 집회 때보다 더 분명하게 개천절 집회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며 “만일 집회에 참석하는 당직자나 당협위원장이 있다면 출당 등 중징계하겠다는 방침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정도의 각오와 조치 없이는 과거와의 단절도, 미래로의 전진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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