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예능의 중심에 선 중년들. 사진은 커플 매칭 후 첫 만남을 가지고 있는 (사진 좌측부터) 배우 김용건과 황신혜의 모습이다. /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3' 방송화면
연애 예능의 중심에 선 중년들. 사진은 커플 매칭 후 첫 만남을 가지고 있는 (사진 좌측부터) 배우 김용건과 황신혜의 모습이다. /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3' 방송화면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연애 예능’은 젊은 청춘들만 가능할 거라는 선입견을 완벽히 날려버린다. 연애 예능에 ‘중년들’이 떴다.

9일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시즌3가 막을 열었다.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는 다시 사랑을 찾고 싶은 남녀의 가상 커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시즌3에는 김용건-황신혜, 탁재훈-오현경, 김선경-이지훈, 현우-지주연이 각각 커플로 시청자들의 연애 세포를 깨운다.

이날 방송에서는 각 커플들의 낯설면서도 미묘한 감정이 감도는 첫 만남이 담겨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먼저 카페에서 처음 만난 김용건과 황신혜는 17살 나이차가 믿기지 않게 기대 이상의 케미를 자랑하며 설레임을 자아냈다. “나의 여친이 되어줘서 진심으로 감사해요”라며 꽃다발을 건네는가 하면, 김용건의 젠틀함에 소녀 같은 웃음을 보이는 황신혜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앞으로 그려나갈 만남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김선경(사진 위)을 향한 이지훈의 깜짝 세레나데 장면을 담아낸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3' 방송화면
김선경(사진 위)을 향한 이지훈의 깜짝 세레나데 장면을 담아낸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3' 방송화면

집에서 만난 탁재훈-오현경은 친구 같은 ‘티키타카’로 시청자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했고, 레스토랑에서 만난 김선경-이지훈은 젊은 커플들처럼 서로 애교를 보이는 등 톡톡 튀는 발랄함을 자아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선경을 눈물짓게 만든 이지훈의 세레나데 이벤트는 안방극장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2030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연애 프로그램 못지않게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는 설레임은 물론이고 재미와 감동까지 모두 챙기며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3일 종영한 E채널 ‘찐어른 미팅: 사랑의 재개발’(이하 ‘사랑의 재개발’)은 국내 최초 중장년층 미팅을 콘셉트로 연애 예능프로그램의 한 획을 그었다. ‘사랑의 재개발’은 ‘찐어른’ 싱글들의 잠들었던 연애 세포를 깨우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주는 3:3 미팅 프로그램이다.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연애 예능의 홍수 속에서 ‘중장년 하트시그널’ 등의 수식어를 얻으며 참신함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사랑의 재개발’은 커플로 성사될 시 데이트 비용을 제공, 결혼까지 이어지면 축의금 300만원을 지급한다는 파격 혜택을 내세우며 출연자들의 진정성 있는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에 실제 출연 요청이 쇄도해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진정한 커플 성사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중년들의 연애와 결혼관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며 전세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국내 최초 중장년층 미팅을 콘셉트로 한 '찐어른 미팅: 사랑의 재개발' / E채널 '찐어른 미팅: 사랑의 재개발 '방송화면
국내 최초 중장년층 미팅을 콘셉트로 한 '찐어른 미팅: 사랑의 재개발' / E채널 '찐어른 미팅: 사랑의 재개발 '방송화면

이밖에도 중년 스타들의 로맨스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SBS ‘불타는 청춘’도 눈여겨 볼만하다. 2015년 2월 첫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은 중견 스타들이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콘셉트로 하곤 있으나 남녀 로맨스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두각을 드러내며 장수 프로그램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불타는 청춘’은 김국진과 강수지를 현실 부부로 만드는 데 오작교 역할을 하며 세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고, 이를 기점으로 더욱 중년 로맨스에 초점이 맞추며 눈길을 끌고 있다.

100세 시대에 걸맞게 결혼 적령기마저 늦춰지는 추세 속 이제 더 이상 연애 예능프로그램이 2030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피 끓는 중장년층. 오랜 연애 공백기에 나오는 서툼과 어색함은 리얼함을 더하고, 밀레니엄 세대들의 연애에서 나오는 설레는 로맨스도 빠지지 않고 담았다. 여기에 ‘찐어른’들의 현실 로맨스는 전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해내기 충분하다.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라는 트로트 노래 가사처럼, 나이의 한계를 지우고 연애 예능 중심에 선 중장년층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