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아들 의혹 등 연이은 악재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하락한 반면, 열린민주당은 21대 국회 개원 이래 최고 지지율인 7.1%를 기록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의혹 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이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열린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열린민주당이 공세에 몰린 민주당의 대안으로 입지를 다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실시하고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열린민주당의 지지율은 7.1%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1.4%p 상승한 결과로 민주당(33.7%)과 국민의힘(32.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열린민주당의 상승세는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YTN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전주 대비 2.1%p 오른 5.7%를 기록했다. 그간 ‘범여권’으로서 민주당의 그늘에 가려왔다는 점에서 당내에서도 이같은 결과에 고무적인 분위기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 민주당, 악재로 지지층 이탈

열린민주당의 지지율 상승 배경에는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민주당이 있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의혹과 윤영찬 의원의 카카오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비판하는 지지층의 이탈이 궁극적 원인이라는 평가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추 장관부터 윤 의원 논란까지 이어지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4차 추경 과정에서 선별-보편 논쟁과 통신비 지급에 대해서도 정책의 일관성이 없었다”며 “이러한 불만이 쌓이자 지지를 보냈던 사람들이 다른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 역시 통화에서 “추 장관 아들 문제에 여권 지지층이 조금은 싱숭생숭한 고민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진보 지지층 중에 민주당에 실망했고, 그렇다고 중도나 보수가 아닌 이들이 대안으로 열린민주당을 찾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일별 지지율에서도 이같은 모습이 드러난다. 윤 의원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지난 8일 민주당 지지율이 최고 낮은 수치(33.1%)를 기록한 반면, 열린민주당은 6.8%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열린민주당으로 옮겨간 지지층은 최근 ′프레임 싸움′에 미온적 대응에 그치는 민주당에 불만을 품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뉴시스 

◇ 강성 지지층 결집

다만 전문가들은 열린민주당으로 쏠린 지지층은 민주진영의 ′강성 지지층′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실제로 민주당 지지율은 4.1%p 하락한 반면 열린민주당의 지지율은 1.4%p 상승하는데 그쳤다. 민주당 이탈 지지층이 그대로 열린민주당으로 옮겨온 것은 아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비판을 열린민주당 지지율을 통해 풀어내려는 욕구가 있다”며 “추 장관 의혹이 ‘제2 조국 사태’라며 일종의 프레임 싸움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는 데 대해 못마땅한 여론이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추 장관의 의혹이 검찰개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면서, 이에 강력한 목소리를 냈던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 평론가는 “이런 상황에서 조국 사태 때 힘을 발휘했던 열린민주당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공수처도 아직 못 만든 상황에서 검찰개혁 선봉에 섰던 최 대표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열린민주당내 평가도 비슷하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원 후 최고치. 민주당에 대한 실망 때문 아닐까”라며 “더 적극적이고 개혁적으로”라고 적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민주진영 내에 개혁을 바라시는 분들이 많은데, 공수처를 포함해서 진전이 더디다는 느낌”이라며 “정기 국회도 시작됐고 권력기관 개혁을 포함해 개혁에 대한 열망이 담긴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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