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7 15:59
[시승기] “E세그먼트 수입차, 다 덤벼”… 볼보 S90, 이유 있는 자신감
[시승기] “E세그먼트 수입차, 다 덤벼”… 볼보 S90, 이유 있는 자신감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0.09.11 1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볼보, 수입차 시장서 상승곡선 그리는 중에 기함급 세단 새 단장
/ 제갈민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플래그십 세단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시장에 출시하면서 E세그먼트 시장에 전운이 감돈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국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볼보자동차의 활약이 눈부시다. 지난 8월까지 올해 누적 판매대수 7,929대를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난하게 수입차 시장에서 ‘1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수입차 브랜드 중 독일 브랜드와 그들의 관계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올해 누적 판매대수가 하락한 반면 볼보자동차만은 독일차와 함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기함급 세단 S90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해 경쟁사들을 재차 긴장하게 했다.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소비자들에게도 주목을 받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 9월 1일 국내 수입차 시장에 선보인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시승행사를 지난 10일 진행했다. 시승한 S90 트림은 B5 인스크립션(48V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이다. 시승코스는 여의도에 위치한 서울마리나(마리나 컨벤션센터)를 출발해 인천 영종도 네스트호텔을 돌아오는 구간으로, 올림픽대로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달리는 고속주행 코스다. 주행거리는 약 100㎞ 정도다.

/ 제갈민 기자
볼보 S90은 보닛이 직각에 가깝게 열려 정비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 제갈민 기자

◇ 경쟁 모델 압도하는 차체, 세그먼트 브레이커 되다

서울마리나 주차장에서 새로운 S90을 마주하자 차체 크기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S90은 직전 모델에 비해 차체 크기가 대폭 커졌다. S90 크기는 △전장(길이) 5,090mm △전폭(너비) 1,880mm △축거(휠베이스) 3,060mm로, 이전 모델 대비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125mm, 120mm 길어졌다. 동급 경쟁모델인 독일 3사의 E세그먼트(Executive cars·준대형) 차량들을 상회하는 수치다.

휠베이스만큼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2020년형)보다 길다. 이는 실내공간이 벤츠 S클래스와 비슷한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뒷좌석 공간은 아주 넉넉했다. 신장 180cm 이상인 성인 남성이 탑승해 팔을 뻗어도 앞좌석에 닿지 않으며, 다리를 꼬아도 공간이 남는다. 앞좌석 공간도 넉넉하다. E세그먼트에 속한 모델은 기본적으로 실내공간이 여유롭지만 볼보 S90은 그 이상으로, ‘세그먼트 브레이커(차급 파괴자)’ 칭호를 달아도 손색이 없다.

차체 크기와 함께 외관에서 눈길이 가는 부분은 보닛으로, 개방 각도가 남다르다. 볼보 S90의 보닛은 거의 직각에 가까운 수준으로 열려 정비가 편리해 보인다. 정비 편의성이 높다는 것은 정비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이는 정비 비용절감으로 이어진다.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쓴 모습이다.

실내에 탑승하면 모던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깔끔한 스티어링휠과 직관적인 계기판,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센터페시아, 세로형 송풍구, 엔진스타트 레버 등 디자인은 볼보의 타 차종과 거의 똑같다. 이러한 실내 구성은 볼보만의 모던함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100년 이상의 전통을 지닌 스웨덴 명품 크리스탈 브랜드 오레포스의 크리스탈 기어노브와 하이엔드 오디오 전문브랜드 바워스앤윌킨스(B&W) 스피커를 탑재하고, 나파가죽과 질감이 살아있는 우드 재질을 대거 적용했다.

/ 제갈민 기자
볼보 S90 실내. 시트가 여러 조각으로 구분돼 있어 착좌감이 편안하다. / 제갈민 기자

◇ 탑승객 편의사양 대거 적용, 소비자 만족도↑… 일부 아쉬운 부분도

볼보 S90에는 탑승객을 위한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넓은 실내공간에 이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부분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S90 B5 인스크립션 트림에서는 1열 운전석과 동승석 모두 △요추를 받쳐 주는 등받이 ‘럼버 서포트’ △허벅지 부분을 받쳐주는 ‘쿠션 익스텐션’ △메모리시트 △마사지·통풍 기능 등이 적용돼 있다. 탑승객의 피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노력한 듯하다.

크리스탈 기어노브 옆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가 설치돼 1열 탑승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시거잭은 별도로 설치돼 있어 이를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추가로 충전할 수도 있다.

여기에 뒷좌석 탑승객 편의에도 신경 썼다. 1열 동승석 뒷자리 도어 손잡이에는 여러 버튼이 설치돼 있다. 버튼으로는 창문을 여닫는 것 외에도 앞좌석 시트를 앞뒤로 움직여 2열 공간을 조절할 수 있으며, 파노라믹 선루프 조정, 측면 및 후면 전동식 햇빛가리개(선 블라인드·리어 선 커튼)까지 조작할 수 있다. 여기에 요즘 차에서 보기 드문 재떨이도 존재한다. 뒷좌석 중앙은 좌석으로 활용할 수도 있으며, 탑승객이 적을 때는 암레스트(팔걸이)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 제갈민 기자
볼보 S90 2열 우측 좌석. 도어 손잡이 부분에 다양한 버튼이 설치됐다. / 제갈민 기자

1열 시트 사이에는 에어컨과 2열 시트 열선을 조작할 수 있도록 작은 스크린과 송풍구가 설치돼 있으며, 하단에는 시거잭과 C타입 USB 포트가 2구 설치돼 있어 스마트폰 충전도 동시에 할 수 있다.

운전석 시트 착좌감은 플래그십 세단답게 편안하다. 허벅지를 받쳐주는 쿠션 익스텐션을 조절하면 운전 시 다리의 피로감을 덜 수 있다. 여기에 가속페달이 ‘오르간 페달’로 설계돼 발목에 가해지는 부담도 일반적인 ‘서스펜디드 페달’ 대비 적다.

오르간 페달은 소위 고급차량이라 불리는 모델에 적용되거나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버스 등에 적용된다. 볼보 역시 자사 기함급 모델에 오르간 페달을 적용해 운전자의 편의를 생각했다. 

다만 일부 아쉬운 부분도 존재했다. 시승 출발 전 스티어링휠 위치를 조작하려 보니 수동으로 조절을 해야 했다. 플래그십 세단에 스티어링휠 수동 조작은 상당히 낯설다. 차체와 실내공간을 타사 대형급에 준할 정도로 키우고, 다양한 편의장비를 탑재해줬으니 이 정도는 참으라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콘솔박스 공간도 넓은 편은 아니며, 수납공간이 많은 듯 적은 듯 애매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스티어링휠 왼쪽 하단에 별도의 수납함을 만들었으나 활용도는 좋지 않아 보인다. 이 수납함에는 카드지갑이나 담뱃갑 정도를 넣을 수 있을 듯하다.

/ 제갈민 기자
볼보 S90 후측면. / 제갈민 기자

◇ 플래그십 세단, 안정적 주행에 경제성은 덤… 실 연비 10㎞/ℓ↑

서울마리나를 출발해 인천 영종도로 향하는 길은 출발부터 올림픽대로에 진입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끝부분인 신불IC(인터체인지)까지 46㎞가 고속화구간이다. 신불IC 이후에도 신호와 통행량이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연비는 준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S90는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답게 주행감은 묵직하며, 정숙성도 뛰어나다. 시속 100㎞ 이상으로 주행해도 풍절음이나 노면소음은 거슬리지 않았고 잔잔한 음악도 잘 들리는 수준이다. 이 정도의 정숙성은 이중접합유리가 만들어낸 결과물로 보인다. S90은 각 도어와 전면, 후면 유리, 그리고 파노라믹 루프 글라스까지 모두 이중접합유리를 적용했다.

출력도 넉넉하며 가속도 신속히 이뤄졌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 진입 후 차량 통행량이 적고 곧게 뻗은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X영역 후반까지 가속을 해도 안정적이다. 5m 이상의 차체를 가졌음에도 고속주행 안정감이 높은 것은 다이내믹 모드와 트렁크 일체형 스포일러가 공기 저항을 낮춘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이내믹 모드는 출력을 우선시 해 기어 변경이 다른 2개 모드(컴포트·에코)에 비해 신속해지고, 스티어링휠이 묵직하게 설정돼 스포티한 주행에 적합하다. 다만 충격 흡수는 보다 단단해지며, 스타트/스톱 기능은 비활성화 된다.

/ 제갈민 기자
스웨덴 명품 크리스탈 브랜드 오레포스가 만든 볼보 S90 크리스탈 기어노브. 주황색 키가 얹어져 있는 부분은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다. / 제갈민 기자

또 크리스탈 기어노브를 드라이브(D) 상태에서 아래로 한번 내릴 시 기어변속을 임의로 조작할 수 있는 M모드로 바뀐다. 기어변속은 기어노브를 좌우로 움직이면 되며, 왼쪽은 저단으로 오른쪽은 고단으로 변속된다.

시동을 건 직후 평상시 모드인 컴포트 모드와 에너지 효율을 우선하는 에코 모드는 다이내믹에 비해 스티어링휠 조향이 가벼우며 충격 흡수가 부드럽다. 일반적인 국도나 도심지 주행에서는 컴포트 모드, 출퇴근 시간이나 정체가 심할 경우에는 에코 모드를 권한다.

X영역에서 고속 주행을 이어가다 감속을 위해 브레이크를 살짝만 밟았으나 속도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강력한 제동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차체는 안정적이다.

브랜드 플래그십 차량에서 주행성능을 논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자동차 제조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차량인 만큼 만족도는 높다.

주행 중 대체적으로 편안했으며, 안정적이었으나 불편한 점으로는 센터페시아의 9인치 스크린 조작을 꼽고 싶다. 스크린 시인성은 좋으며, 조작감도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그러나 공조장치 조작까지 터치로 해야 하는 점은 다소 불편하게 다가왔다.

운전 중 기기 조작은 하지 않는 것이 안전을 위한 최선이지만, 에어컨이나 히터 온도 및 풍량 조절은 주행 중 조작이 불가피한 부분이다. 이 부분만큼은 물리버튼이나 레버 형태로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브랜드와는 어울리지 않는 부분으로 보인다.

비상등 버튼도 너무나 앙증맞다. 비상등은 말 그대로 ‘비상 시’ 사용하는 버튼으로 시인성과 설치 위치가 중요한데, 이 역시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수정 보완이 가능한지 볼보자동차코리아 측 관계자에게 문의를 했으나, 현재 플랫폼에서는 수정이 불가능해 보인다고 답을 했다.

/ 제갈민 기자
볼보 S90 시승 후 평균 연비. / 제갈민 기자

회차점인 네스트호텔을 경유해 다시 여의도 서울마리나로 돌아온 후 계기판 트립 상 평균 연비는 10.4㎞/ℓ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에서 급가속과 고속주행을 행한 것을 감안하면 준수한 정도다. S90 B5의 에너지소비효율은 복합 11.3㎞/ℓ(도심 9.8㎞/ℓ, 고속도로 13.7㎞/ℓ) 수준이다.

시승 간 지정 속도를 유지하는 액티브크루즈컨트롤(ACC)과 차로유지보조시스템(LKA)은 잘 작동했으며, LKA를 작동한 상태에서 차로 밖으로 차량을 움직이자 다시 스스로 스티어링을 반대로 돌려 원래 있던 차로 안으로 차량을 움직인다. 또 전면 라디에이터그릴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일정 속도 이상에서 앞차와 간격이 점차 가까워질 경우 긴급제동이 개입했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장치다. 다만 이러한 기능은 보조수단일 뿐 맹신해서는 안 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