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사진)가 경영 복귀 후 실적 회복을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네이처리퍼블릭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2분기에도 대규모 영업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정운호 대표가 안팎의 따가운 눈총을 딛고 경영에 복귀했지만 갈 길이 먼 모습이다. 

◇ 2분기 적자 폭 확대… 정운호 대표, 경영 복귀 첫 분기 성적표 ‘먹구름’ 

정운호 대표이사가 경영에 복귀한 지 어느덧 5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정 대표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오너로, 회사의 74.3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15년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된 후 횡령과 배임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4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가 지난해 말 출소했다. 이후 올 3월 말 전격 복귀한 바 있다. 

회사 측은 그의 복귀 배경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위기 상황 및 시장 불확실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책임 경영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만큼 그의 복귀를 두고 곱지 않는 시선이 상당했지만 그의 경영 수완에 거는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그는 중저가 화장품 업계에서 성공신화를 써온 인사다. 

하지만 복귀 후 첫 분기 성적표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은 올 2분기 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25억원) 보다 76% 확대된 모습이다. 매출은 313억원으로 전년 동기(514억원) 보다 39.1% 줄었다. 

전 분기 실적과 비교해도 실적은 썩 좋지 못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올 1분기에 매출액 459억원, 영업손실 -1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2분기 실적이 더 악화되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은 올 상반기에만 5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68억원을 기록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수년째 실적 악화에 시달려오고 있는 곳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업황엔 더욱 찬바람이 불고 있는 실정이다. 

정 대표는 복귀 후 신상품 출시와 신사업 발굴을 진두지휘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올 상반기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선블럭과 세럼, 커버쿠션, 엠플 등을 줄줄이 출시했다. 또한 최근 수요가 높아진 손 소독제 상품군에 대한 판로를 확대하기도 했다. 올 4월 네이처리퍼블릭은 한국테크놀로지와 미주지역 손 소독제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3년 브랜드숍 최초로 손소독제를 선보인 곳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손 소독제 매출은 확대되면서 수혜기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일부 상품군의 선전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기엔 아직 한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실적 회복을 위해선 히트 상품군이 개발이 절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네이처리퍼블릭은 수딩젤, 아쿠아 수분크림 등 히트제품을 통해 전성기를 누렸던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은 뚜렷할만한 메가 히트 상품이 부재한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하반기에도 화장품업계 업황은 밝지 못한 실정이다. 과연 정운호 대표가 하반기엔 반전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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