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5 17:49
인천국제공항공사, 이번엔 사장 해임으로 ‘잡음’
인천국제공항공사, 이번엔 사장 해임으로 ‘잡음’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0.09.17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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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해임 추진을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해임 추진을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정규직화를 둘러싸고 극심한 논란에 휩싸였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번엔 구본환 사장 해임을 놓고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정치적으로 첨예한 사안의 중심에 선 곳인데다, 구본환 사장이 해임을 납득할 수 없다며 발끈하고 나서 거센 후폭풍이 예고된다.

◇ 해임 사유는 두 가지… 구본환 사장은 “납득 못해”

국토교통부는 최근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를 기획재정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구본환 사장에게 오는 24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의견을 개진하라고 통지했다.

이에 구본환 사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의 해임 추진에 반발했다.

이달 초 국토교통부 고위관계자와의 식사자리에서 자진사퇴 요구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 받지 못했다고 밝힌 구본환 사장은 “내년 상반기에 물러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거절당했고, 일주일 만에 해임 건의가 올라갔다”고 토로했다.

또한 구본환 사장은 해임 건의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향후 법적 대응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본환 사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해 임기가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9년 경영실적 평가에서 ‘양호’ 등급을 받았고, 다른 평가지표에서도 크게 문제되는 것이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위기를 마주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다. 다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정규직화를 둘러싸고 거센 사회적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런 배경 속에 구본환 사장 해임이 추진되면서 여러 추측과 뒷말이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에 전달한 해임 건의 사유는 두 가지다.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에 발생했던 태풍 대응 행적 관련 논란과, 내부에서 불거진 인사 관련 논란이다.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국정감사 기간에 태풍 ‘미탁’이 다가오자 감사대상 공공기관 기관장에게 현장대응을 지시하고 조기 퇴장을 허락했다. 그중엔 구본환 사장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당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구본환 사장은 공항 외곽을 점검한 뒤 관사에서 태풍에 대비했다고 밝혔으나, 자택 인근인 경기도 안양의 한 고깃집에서 법인카드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사유인 인사 관련 논란은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공사 내부에서 발생했다. 팀장 인사에서 탈락한 한 직원이 구본환 사장 등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메일을 보냈는데, 이후 그는 석 달의 직위해제 및 자택 대기 징계 처분을 받았다. 해당 사안은 지난달 인천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인사 판정을 받았으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로 넘어간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구본환 사장은 당시 인천국제공항이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매뉴얼대로 대응한 것으로 이미 소명했고, 인사 문제 역시 해임사유가 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 ‘인국공 사태’가 원인? 국토교통부 “감사 결과에 따른 것일 뿐”

국토교통부는 구본환 사장에 대한 해임 추진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관련 논란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국토교통부는 구본환 사장에 대한 해임 추진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관련 논란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일각에선 정규직화 관련 논란이 해임 추진의 진짜 배경이라는 추측과 뒷말이 제기된다. 이른바 ‘인국공 사태’를 적절히 진화하지 못하고 일파만파 키운 책임을 물은 것이라거나,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라는 등의 시선이다.

구본환 사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정부에 대한 불만이나 반발로 보이고 싶지 않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 그는 “공직자로서 ’유구무언‘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말씀 안 드리겠다”거나 “인사는 인사권자의 뜻이니 제 심증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무언가 다른 사유가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물론 일련의 과정을 되짚어보면 이 같은 의혹이 억측에 불과하다는 반대 시각도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구본환 사장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는 점에서 최근 본격화된 해임 추진이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역시 17일 공식 입장을 내고 “구본환 사장을 대상으로 내부감사 등을 진행해왔고, 감사 결과 해임 건의를 요청한 것”이라며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정책과 이번 사장 해임 건의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구본환 사장과 국토교통부의 입장은 물론 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향후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미 구본환 사장이 법적 대응 검토를 천명한데다, 정치적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상당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