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 출범으로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합당 논의는 잠잠한 상황이다. 사진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열린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인사를 하는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 출범으로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잠잠한 상황이다. 사진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열린민주당 대표실을 찾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인사를 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금방이라도 합당할 것 같았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이야기다. 민주당 새 지도부 출범과 함께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논의가 이뤄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직후 “열린민주당과 빨리 통합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고 또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함께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김부겸 전 의원도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을 언급했고, 열린민주당도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새 지도부가 선출된 후 양당의 기류가 달라졌다. 양당의 상황도 달라졌다. 정확히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 현안에 파묻힌 민주당 지도부

이낙연 대표는 취임 직후인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에 대해 “즉흥적으로 제 의견만 말씀드리는 게 온당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전당대회 당시의 발언과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논란과 이상직·김홍걸 의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게다가 이 대표가 제의한 것으로 알려진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 문제도 급선무다. 야당이 제안한 ‘전국민 독감 접종’과 함께 여야 논쟁으로 번지는 등 지도부가 현안에 파묻혀 있다.

당 지도부로서는 당면한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아직 30~35% 사이를 유지 중이지만, 계속되는 논란으로 인해 성별·연령·지역별로 출렁이고 있다. 게다가 지난 여름 발생한 부동산·인천국제공항 논란 등으로 인해 중도층이 다소 이탈한 상태다. 여기에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과 합당을 할 경우,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지지자가 겹치는 만큼 결집 차원에서 합당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 당내에 합당을 반대하는 당원들도 상당수다. 특히 열린민주당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창당 과정에서 민주당과 갈등을 빚은 손혜원·정봉주 전 의원의 복당을 두고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해찬 전 대표가 합당 불가 입장을 밝혔었는데, 임기가 확실하지 않을 이 대표가 이를 뒤집는다면 반발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합당 명분·실리 없는 열린민주당

열린민주당 입장에서도 지금 당장 민주당과 합당을 해야 할 명분이나 실리가 없다. 정치권은 이낙연 대표가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의 ‘당권·대권 분리’ 규정으로 인해 이 대표는 내년 2~3월쯤에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 재임 당시 합당을 추진했는데, 새로운 대표에 의해 원점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는 것이다.

또 이 대표가 취임한 후 ‘여야 협치가 중요하다’는 기조로 임해왔다. 그런데 일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이런 기조에 동의하지 않고 열린민주당에 지지를 보낸 것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이 길어진다면 열린민주당으로서는 합당 없이 독자세력화를 노릴 수도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합당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내년 2~3월 이후 대선을 준비할 가능성이 있기에, 새 대표 체제가 들어선 뒤 합당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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