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당권경쟁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 정립을 두고 논쟁이 펼쳐진 정의당 당권경쟁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기본소득을 비롯한 진보정책을 과감히 쏟아내는 이 지사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정의당 당대표 후보들은 지난 20일 서울 정의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마지막 토론회에서 이 지사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특히 지난 18일 배진교 후보가 이 지사를 만난 것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박창진 후보는 “당내 운동이 한창인 이때 이렇게 하신 것은 누가 보더라도 오해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민주당 2중대가 아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배 후보는 “저의 일관된 입장은 2020년 총선을 계기로 민주연합은 끝이 났고, 개혁 공조도 끝이 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책도 필요하지만, 정치의 힘도 필요하다”며 “코로나 임대료 제한법과 재난 수당 법제화에 대한 정책적 제안을 했고, 그것을 실현하는 것이 정치”라고 설명했다.

김종철 후보 역시 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이 지사와 배 후보가 만나 이재명표 기본정책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기사화됐다”며 “정의당이 이재명에 공감했다만 남는 기사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 지사 이야기를 처음 꺼냈을 땐 보수화 된 민주당이 아니라 앞으로의 시대는 이 지사가 가진 급진성과 정의당이 갖는 과감한 진보 대결 구도, 경쟁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배 의원이) 이렇게 말씀하시니까 남은 게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12일 온라인 유세 후보 연설에서 “이 지사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과감히 제시해 국민들로부터 동의를 얻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런 과감함이 정의당에도 필요하다″라며 “앞으로는 이재명과 정의당의 싸움을 시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배 후보는 “언론의 한쪽 면만을 갖고 질문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이 지사를 만난 것은 아무리 정책을 만들고 메시지화 한다고 하더라도 실현하는 것은 정치의 힘”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가 있기 때문에 (만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후보들은 이 지사의 정책에 공감하는 모양새가 오히려 민주당 2중대가 아닌 ‘이재명 2중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김 후보는 “이 지사와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칭찬 모드로 가면 (정의당이) 이재명 2중대가 된다”며 “정책적으로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논쟁할 것은 논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당대표 토론회를 가진 정의당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온라인·ARS 투표 등을 거쳐 당대표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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