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가운데)이 20일 기금운용직 직원들의 대마초 흡입과 관련해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취임 초부터 암초를 만났다.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관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며 성난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직 직원의 대마초 흡입과 관련해 지난 20일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용진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께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하여 책임을 절감하고 있다”며 공단을 대표해 사죄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직원들이 대마초를 흡입하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며 “공단을 대표하는 기관장으로서 비통함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공단이 쇄신하는 계기로 삼아 공단운영 전반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근본적인 쇄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탈·불법행위에 대한 퇴출기준을 강화하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죄를 드린다”며 “공단이 국민의 소중한 연금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그에 걸맞은 윤리, 투명 경영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최고의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책임운용역 1명과 전임운용역 3명은 대마초 흡입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7월 이 사실을 자체 적발해 경찰에 고발 조치했고, 문제의 직원들에 대해선 해임을 결정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에야 언론을 통해 알려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일각에선 기관장 공백 장기화로 내부기강 해이가 더욱 심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김성주 전 이사장이 중도 사퇴한 후, 8개월여 간 기관장 자리가 비어 있었다. 김용진 이사장은 지난 8월 31일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과연 김용진 이사장이 강도 높은 내부통제시스템을 마련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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