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세 차례 호명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또다시 국회 무시 논란에 휘말렸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세 차례 호명에 대답하지 않고, 자료 제출 요구에도 확답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추 장관은 지난 21일 김 의원을 향해 ″어이가 없다″, ″검찰 그만두길 잘했다″ 등의 발언을 한 ′뒷담화′가 중계 방송을 통해 알려지며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3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이해충돌 진정 사건 수사에 관한 질의를 하며 “법무부 장관님”을 세 번 불렀다. 

그러나 추 장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김 의원이 “이제 대답도 안 하는가”라고 되묻자, 추 장관은 그제야 “듣고 있다”고 대답했다. 김 의원이 “질문할까요”라고 물었지만, 추 장관은 침묵했다.

김 의원은 “박 의원의 진정 사건이 있다면 진행이 안 되는 이유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하자 추 장관은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재차 “확인되면 자료 제출하겠나”라고 묻자 추 장관은 “확인해 보겠다”라고만 답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출신 윤호중 법사위원장도 입을 열었다. 윤 위원장은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자료제출 요구하면 제출하겠다 답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과정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조 의원은 추 장관 아들 휴가 의혹에 대해 검찰이 8개월 만에 압수수색을 한 것을 두고 “납득하기 어렵다. 전개와 흐름이 이상하다”라며 “장관이 그동안 이야기해 온 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면피용 압수수색 쇼라는 언론 보도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사건에 대해서는 제가 보고받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에 조 의원이 “보고 받는지를 여쭙는 게 아니라 법무부 장관으로 행정 업무를 총괄하지 않나. 통상적인 흐름을 여쭤보는 것”이라고 되묻자 추 장관은 침묵했다. 아울러 정치자금 사용 의혹에 대한 질문에도 같은 자세로 일관했다.

야권에서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너무하시는 것 같다”라며 비판했고, 김 의원 역시 “질의를 하면 답을 해야 질의답변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법사위나 국회가 혐오집단이 되거나 품위·품격을 기대하기 난망하다는 평가를 듣고 싶지 않다”라며 “아울러 법사위가 찌라시 냄새가 난다거나 싼 티가 난다거나 이런 평가를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의 수사 부문 질의는 법무부 장관에게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인에 관련한 사안이기에 더욱 그렇다”며 “지금 법무부 장관께서 질문에 답변 안 하는 것이 묵언 수행이라고 생각하는 데 이런 부분에서는 묵언 수행하는 것도 품격있는 대응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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