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자진 탈당했다. 의혹을 해소한 뒤 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의원직을 사퇴하라며 이 의원과 민주당을 비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의원은 “선당후사의 자세로 더 이상 당의 폐를 끼치지 않겠다”며 “잠시 당을 떠나 있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의원직을 사퇴’하라며 비판이 이어졌다.

이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대표 이하 우리 당 선배, 동료 의원들과 당원 동지에게 제가 무거운 짐이 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며 “이스타항공과 일자리를 되살려놓고, 의혹을 성심성의껏 소명하고 되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매각이 불발되며 대량 해고를 감행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책임이 거론됐다. 임금 체불 의혹 및 자녀 불법 증여 의혹 등도 불거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 윤리감찰단도 이 의원을 조사 대상에 올렸다.

다만 이 의원이 자진 탈당을 결정하자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이 의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향후 대처를 주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과 민주당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의혹에 대해 납득할 만한 소명은 이뤄지지 않았고, 그렇게 행동해오지 않았다는 강변만이 있었을 뿐”이라며 “일자리를 잃은 600여명의 직원과 국민들에게 진정 죄송한 마음이라면, 국민 앞에 사죄하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역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징계와 처벌이 아닌 탈당으로 꼬리 자르기를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라며 “그동안 이 의원의 온갖 의혹에 침묵하고 당 부대변인까지 나서 사태를 무마하려 했던 것에 대해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에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 의원의 ‘잠시만 탈당’이 어이없다는 지적이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노동자들이 벼랑 끝에 몰리는 지경에도 눈 하나 깜짝 않더니 자신의 정치 생명이 위협에 처하자 비로소 뭔가를 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생긴 모양”이라며 “의원직 사퇴나 체불 임금 해결 약속 같은 것이 아닌 잠시만 탈당이라고 하니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정치인들이 탈당하고 시간이 지나면 복당해서 다시 활동하는 것이 일상화 돼 있다 보니 대놓고 복당을 한다는 말을 하는 것도 거리낌이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조 대변인은 “이 의원은 뻔뻔하게 복당을 예고할 것이 아니라 의원직을 당장 사퇴해야 한다”며 “노동자의 고혈을 빨아 호의호식을 누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하등의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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