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 주관사 모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어로 꼽히는 크래트폰의 상장 소식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지만 배틀그라운드의 후속 히트작이 부재하는 등 약점은 여전하다. /뉴시스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 주관사 모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어로 꼽히는 크래트폰의 상장 소식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지만 배틀그라운드의 후속 히트작이 부재하는 등 약점은 여전하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크래프톤이 본격적인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IPO) 주관자 모색에 나섰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상장 절차를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카카오게임즈의 뒤를 이어 ‘상장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내년 상반기 상장?… 배그 차기작 부재 아쉬워

25일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를 배부했다. 입찰제안요청서의 제출 기한은 10월 중순까지며 크래프톤은 요청서를 토대로 IPO 주관사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가 선정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나면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공모주 규모와 공모 희망가를 결정한 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일반투자자 청약 등의 절차를 거치면 상장이 마무리된다. 투자업계선 이렇다 할 이슈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이르면 오는 2021년 1분기, 늦어도 상반기에는 크래프톤의 공모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7년 장병규 의장과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가 설립한 크래프톤은 1인칭 슈팅(FPS)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로 빠르게 성장하며 현재의 위치에 올랐다.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약 30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는 이보다 더 높은 몸값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도 업계에선 나오고 있다. 크래프톤이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조직개편에 속도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25일 배그 개발사 펍지주식회사(이하 펍지)를 흡수 합병하고 통합법인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크래프톤과 펍지의 비개발 조직을 더해 지식재산권(IP) 가치 제고와 동시에 퀄리티 높은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테라, 엘리온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블루홀’을 독립스튜디오로 분사시켰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해 김창한 펍지 대표이사를 크래프톤 대표 이사로 새롭게 선임한 바 있다. 

글로벌 히트작인 배그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만큼 전체 실적 규모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이날 흡수 합병한 펍지의 실적까지 반영하면 크래프톤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8,872억원, 영업이익은 5,137억원이다. 이 외에도 크래프톤은 배그 IP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드라마 제작사 ‘히든시퀀스’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IP 확장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하반기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의 상장 소식에 시장의 관심이 높지만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카카오게임즈와 달리 크래프톤에서는 배그를 제외한 차기 히트작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의 개발 스튜디오 레드사하라가 개발해 올해 출시한 모바일 게임 ‘테라 히어로’는 자사의 테라 IP를 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흥행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PC온라인 MMORPG ‘테라’, 콘솔‧PC 기반 역할수행게임(RPG) ‘미스트오버’ 등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들도 크래프톤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펍지를 제외하고 크래프톤의 별도 실적도 좋지 못하다. 크래프톤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은 103억원, 영업손실은 514억원이었다. 

그러면서 기업 가치를 더욱 높이고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PC온라인 MMORPG ‘엘리온’의 흥행이 관건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PC온라인 게임은 모바일, 콘솔 등 플랫폼 확장이 가능한데다가 크래프톤은 여러 플랫폼 서비스 경험도 이미 풍부하다.

업계 관계자는 “배그로 이미 충분히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단일 히트작만으로는 성장에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엘리온 등 향후 출시될 게임들로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은 상장 여부를 떠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