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6 10:10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채택 정치권 의도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채택 정치권 의도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0.09.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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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치권은 유명인과 기업인 등 이색 증인을 채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치권이 증인 및 참고인 지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증인과 참고인은 국감의 ‘전초전’ 성격을 띄어 관전 포인트를 예측할 수 있지만, 꾸준히 문제로 거론돼 온 ‘정치쇼’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이번 국감도 ′이색 증인′ 호출

올해 국감 증인으로 유명인과 기업인의 증인·참고인 채택이 이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지난 24일 전체회의에서 EBS 캐릭터 ‘펭수’ 연기자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이를 요청한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 캐릭터 저작권을 정당하게 지급하는지 ▲ 캐릭터 연기자가 회사에 기여한 만큼 합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근무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도 참고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농수산물 판매 촉진 논의’를 이유로 백 대표를 호출했다. 백 대표가 한 방송에서 팔리지 않는 농산물의 유통을 성사시켰던 것이 이유가 됐다. 백 대표는 ‘골목 상권 살리기’를 이유로 2018년 국감에 소환된 바 있다. 이 역시도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이 강하게 작용했다.

기업인 줄소환은 이번 국감에서도 피해가지 않았다. 농해수위는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기업 총수를 증인으로 요청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해 여야 합의를 거쳐 부사장급을 국감장에 부르기로 했다. 국회가 국감에 기업인을 소환해 고압적 태도를 보여준 전례를 비춰 볼 때 이번에도 ‘망신주기’로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정치쇼'일까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유명인’을 앞세운 ‘정치쇼’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들을 호출하는 것만으로 이슈가 되고, 이를 통해 의원들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국감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는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당시 청탁 등 의혹을 확인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의원들의 무의미한 질문 등으로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 졌다.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은 “아시안게임 우승이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해 역풍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8년에는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 사살 사건을 이유로 김진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벵갈고양이’를 데려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동물단체에서는 ‘학대’라며 김 전 의원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황보승희 의원도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펭수를 참고인으로 요청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판이 일었다. 그는 이날(25일) 페이스북에 “어제 오늘, 주변에서 연락 많이 받았다. 펭수를 국감장에 부르지 말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제가 관심받고 싶어서나 펭수를 괴롭히고자 함이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펭수는 참고인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여야는 증인 및 참고인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며 이번 국정감사도 정쟁에 매몰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뉴시스

◇ 정쟁 전초전 양상

이번 국감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상될 ′추미애 장관 아들 휴가 의혹′, ′포털 외압 논란′ 등은 증인·참고인 채택 과정부터 정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야당은 이와 관련된 증인·참고인을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정치 공세’라며 반대했다. 결국 추 장관의 아들인 서 씨는 물론 그와 함께 근무했던 간부, 병 등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 관계자들 증인 채택을 두고도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렇다 보니 국감 본연의 역할인 감시의 기능은 사라진 채 여론몰이와 정쟁에만 치우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의원들 입장에선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것이 국정감사다 보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을 동원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며 “열심히 조사해서 그 결과로 증인과 참고인을 부르면 문제가 없는데, 일종의 정치적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보여주기에만 집착하는 경우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 교수는 “여야가 서로 정쟁 상황에서 정치적 급소를 노리기 위한 것도 있다”라며 “국정감사가 행정부에 대한 견제의 기능이 아니라 정국을 끌고 가기 위한 수싸움이 되면서, 여야가 바뀌어도 지속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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