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공식 홈페이지
예전 같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2017년 시즌2로 돌아온 ‘동상이몽’은 월요일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SBS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화제성 있는 연예인 부부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청자들의 오랜 관심을 얻어왔던 바. 하지만 최근 ‘동상이몽2’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동상이몽2’, 무엇이 문제인걸까.

‘동상이몽’ 시리즈의 시초는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다. 2015년 첫 방송된 ‘동상이몽’ 시즌1‘은 10대 청소년과 부모 사이의 갈등을 카운슬링하며 공감대를 형성, 프로그램의 순기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초반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조작 논란‘ 등 시간이 흐를수록 갖은 논란에 몸살을 앓으며 방영한 지 1년 3개월만인 2016년 7월 막을 내렸다.

이후 1년 만인 2017년 7월, ‘동상이몽’은 부부를 전면에 내세운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리얼리티 관찰 예능이라는 콘셉트는 전시즌과 동일하게 유지하되 부부의 일상에 초점을 맞추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얻었다. 특히 한고은-신영수, 추자현-우효광 등 핫한 부부들을 섭외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얻었다. 지난해 6월 추자현이 아들을 공개하는 장면이 최고 시청률 15%(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동상이몽2’는 남다른 화제성을 자랑했다.

지난해 아들을 최초 공개해 화제를 모았던 추자현-우효광 부부 /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방송화면
지난해 아들을 최초 공개해 화제를 모았던 추자현-우효광 부부 /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방송화면

반면 최근 ‘동상이몽2’는 시청률 4~5%대를 전전하며 예전만큼의 저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방영된 ‘동상이몽2’는 시청률 4.5%를 기록했다. 

‘동상이몽2’ 시청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부부 예능 프로그램 수 증가에 있다. 현재 부부를 콘셉트로 한 예능프로그램에는 △채널A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 △TV조선 ‘아내의 맛’ △MBN ‘속풀이쇼 동치미’ △JTBC ‘1호가 될 순 없어’ 등이 있다. 이중에서 ‘아내의 맛’ 과 ‘1호가 될 순 없어’는 ‘동상이몽2’처럼 리얼리티 관찰 예능 콘셉트로 방영 중이다.

‘아내의 맛’과 ‘1호가 될 순 없어’는 각자 프로그램의 확실한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아내의 맛’은 함소원-진화, 홍현희-제이쓴, 정준호-이하정, 장영란-한창 부부의 일상을 다루는 한편, 호불호가 나뉘긴 하지만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이 출연하는 ‘트롯의 맛’을 하나의 코너처럼 운영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1호가 될 순 없어’는 팽현숙-최양락, 이은형-강재준, 김지혜-박준형 등 국내 최초 개그맨 부부들의 리얼한 일상을 중심에 두며 애청자층을 구축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두 프로그램은 부부 간의 갈등을 중심에 내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소 자극성을 내비치며 중독성과 불편함의 엇갈리는 반응을 얻고 있다.

지문감별사에게 진로 상담을 하는 장신영 모습 /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방송화면
지문감별사에게 진로 상담을 하는 장신영 모습 /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방송화면

이러한 탓에 상대적으로 ‘동상이몽2’은 밋밋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다. 지난 21일 방송된 ‘동상이몽2’는 장신영-강경준 부부가 막내아들의 육아 점검에 나서는 모습과 송창의-오지영 집에 박성광-이솔이 부부가 찾아가는 에피소드가 담겼다. ‘아내의 맛’ 등에 익숙해진 시청자라면 무(無)맛에 가까운 순한 맛의 이야기가 줄곧 이어졌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육아벤져스’라는 자막과 함께 지문감별사와 육아전문가가 출연, 돌도 안 된 장신영 아들에게 지문 검사만으로 ‘문과와 이과’ 등을 판별, 시청자들의 의아함을 자아내 몰입감을 저해하기도 했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친구와 수다를 떨어야 쿵짝이 더 맞고 재미가 있는 법. ‘아내의 맛’은 이휘재와 박명수를 메인 MC로 캐스팅, 고정 게스트 부부들의 VCR을 보고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는 등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하며 공감대와 재미를 더하고 있다. ‘1호가 될 순 없어’ 역시 박미선을 메인 MC로 출연시키며 남편 이봉원과의 지지고 볶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감칠맛을 배가시키고 있다. 반면 ‘동상이몽2’는 돌아온 싱글인 김구라, 서장훈을 메인 MC로 둬 허심탄회하게 부부 이야기를 나누기엔 어느 정도 한계가 존재한다.

(사진 좌측부터) 서장훈과 김구라가 메인 MC로 활약 중인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방송화면
(사진 좌측부터) 서장훈과 김구라가 메인 MC로 활약 중인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방송화면

이밖에도 너무 늦은 방영 시간대(‘동상이몽2’는 밤 11시 10분에 방영된다)와 한고은, 추자현 등 앞서 보여준 신선한 캐스팅에 비해 화제성이 떨어지는 섭외 등이 복합적으로 시청률 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타 부부 관찰 예능들에 비해 ‘순한 맛’인 탓에 시청률이 하락했다고 해서 억지로 자극성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다만 과거에 비해 치열해진 부부 예능 흐름 속에서 ‘동상이몽2’만의 확실한 개성을 찾는 작업은 필요해 보인다. 과거에 비해 ‘동상이몽2’의 옅어진 존재감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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