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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피살 후폭풍] 남북 공동조사 실현 가능성은?
[공무원 피살 후폭풍] 남북 공동조사 실현 가능성은?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0.09.28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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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피격된 해양수산부 어업지도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5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되어 있다. /뉴시스
연평도에서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으로부터 피살된 사건을 두고 추후 시신 수습 및 인도 가능성과 북측이 우리 측과 공동조사에 임할 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에서 피격된 해양수산부 어업지도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지난 25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한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연평도에서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으로부터 피살된 사건을 두고 추후 시신 수습 및 인도 가능성과 북측이 공동조사에 응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북한을 향해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남북 모두에게 절실히 필요한 일”이라며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남북의 의지가 말로 끝나지 않도록 공동으로 해법을 모색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실상 공동조사를 촉구하는 발언인 셈이다.

그러나 북측이 우리 측에서 요청한 공동조사를 응한 전례가 없어 이번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 북한, 군 통신선 복구 안 해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서주석 NSC 사무처장(국가안보실 1차장)은 회의 결과를 전하며 “남과 북이 각각 파악한 사건 경위와 사실관계에 차이점이 있으므로 조속한 진상 규명을 위한 공동 조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종조사를 위한 소통과 협의, 정보 교환을 위해 군사통신선의 복구와 재가동을 요청했다.

하지만 28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우리 측의 요청에도 이날 오전까지 군 통신선을 복구하지 않았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상호 통화를 할 수 없다. 앞서 남북 군사당국은 군 통신선을 이용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등 두 차례 정기적인 통화를 해왔지만, 북측은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지난 6월 9일부터 통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도 이날 수보회의에서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쉽게 부각되는 것은 남북 간 군사통신선이 막혀 있는 현실”이라며 “긴급 시 남북 간의 군사통신선을 통해 연락과 소통이 이루어져야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이나 돌발적인 사건 사고를 막을 수 있고, 남북의 국민이나 선박이 해상에서 표류할 경우에도 구조 협력을 원활히 할 수 있다. 적어도 군사통신선만큼은 우선적으로 복구하여 재가동할 것을 북측에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 북한, 공동조사 거절 전망

일각에서는 북한이 전날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침범하지 말 것을 경고했고, 군 통신선도 재가동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북측에서 공동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북측은 전례상 북한군이 개입된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를 응한 적이 없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사건, 2010년 천안함 사건 등이 벌어졌을 때 남북 공동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북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게다가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국경을 봉쇄했다. 북한은 중국과의 국경 뿐 아니라 해상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 불법 월경자들을 사살하라는 명령이 내려졌고, 밀수·탈북을 강행하던 주민들이 현장에서 사살됐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 정도로 방역에 신경 쓰고 있는 북측이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공동조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등 과거와는 다소 다른 반응을 보였기에 현장 조사는 어려워도 추가로 조사결과를 서면으로 교환하는 방식의 조사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단, 사건이 벌어진 곳은 군사지역인 만큼 우리 측이 북측 군인을 상대로 조사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북측에서 시신을 발견하는 경우 남측에 인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측은 2003년, 2005년, 2011년, 2014년, 2015년 총 다섯 차례 1구씩 남측에 인도한 바 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인 2012년 이후에는 두 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5년 강원도 해상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 시신 1구다. 북한 적십자 중앙위원회는 북한에서 발견된 우리 주민 시신을 판문점을 통해 인계한 바 있다. 

또 북한은 지난 27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우리 측에 NLL을 침범하지 말 것을 경고하면서 “서남해상과 서부해안 전 지역에서 수색을 조직하고, 조류를 타고 들어올 수 있는 시신을 습득하는 경우 관례대로 남측에 넘겨줄 절차와 방법까지도 생각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북측이 자체 수색을 하고, 시신이 발견된다면 우리 측에 인도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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