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로 뭉친 (왼쪽부터) 배우 고아성‧이솜‧박혜수와 이종필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로 뭉친 (왼쪽부터) 배우 고아성‧이솜‧박혜수와 이종필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독특하고 신선한 제목은 흥미를 끌고, 90년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녹여낸 감성은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배우 고아성부터 이솜, 박혜수까지 서로 다른 매력으로 뭉친 배우들의 앙상블도 기대를 더한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이다.

28일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가운데, 연출자 이종필 감독과 주연배우 고아성‧이솜‧박혜수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 회사 토익반을 같이 듣는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도리화가’(2015)를 연출한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말단 사원들의 통쾌한 한 방을 담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직장인의 이야기와 주인공들의 성장을 그려내 관객의 취향을 저격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90년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유니폼과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등 레트로 감성으로 그 시대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려내, 다채로운 볼거리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90년대 시절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90년대 시절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종필 감독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대해 “90년대 국제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영어 광풍이 불었다”며 “기업들에서 실제 토익반을 개설해 어쩌면 끝까지 사무보조원으로 남았을지도 모르는 고졸 말단 여직원들에게 진급의 기회를 줬다는 실제 사례에서 이야기가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고졸의 말단 사원들이 주인공인 영화”라며 “어떤 사건들이 벌어지고, 누가 왜 이런 사건을 벌였는지 신나게 밝혀내는 추리 미스터리 장르 영화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삶이나 일에 대한 의미를 찾아가는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고아성과 이솜, 박혜수 세 배우가 연기한 세 캐릭터의 매력이 넘쳐흐르는 신나고 통쾌하고 유쾌한 영화”라며 배우들의 열연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가장 큰 기대 포인트로 꼽았다.

이종필 감독의 말대로, 다수의 작품을 통해 이미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고아성과 이솜, 박혜수는 입사 8년 차 말단 사원들이자 회사와 ‘맞짱’ 뜨는 세 친구로 분해 우정과 연대, 포기를 모르는 용기로 함께 이뤄낸 성장을 실감 나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먼저 고아성은 실무 능력은 완벽하지만 현실은 커피 타기 달인인 생산관리3부 이자영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고아성은 “처음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이종필 감독의 감성과 다른 굉장히 새로운 걸 하는구나 했다”면서 “귀엽고 유쾌한 영화라고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너무 매력적인 이면이 담긴 영화였다. 그때 반했다. 고민 없이 한다고 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고아성이 연기한 이자영은 상고 출신의 8년 차 사원으로, 웬만한 보고서도 척척 쓸 만큼 실무 능력은 대졸 대리 보다 나은 베테랑이다. 그러나 현실은 12초 만에 커피, 프림, 설탕을 취향별로 딱딱 맞춰 10잔을 타는 신기록 보유자다. 잔심부름을 하러 간 공장에서 우연히 폐수 무단 방류 현장을 목격하고 오지랖과 포기를 모르는 뚝심으로 회사가 덮으려는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생산관리3부 이자영 역을 맡은 고아성. /롯데엔터테인먼트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생산관리3부 이자영 역을 맡은 고아성. /롯데엔터테인먼트

고아성은 이자영에 대해 “이 캐릭터를 처음 만났을 때 말괄량이라는 인상이 강했다”며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매력 있고, 관객들을 잘 이끌 수 있는 역할로 형성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자영은 도도하고 싶은 ‘쭈굴미’가 있는 여자”라는 재치 있는 설명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1995년을 배경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헤어와 메이크업 테스트를 받고 거울을 보는데, 잔상으로 남아있는 기억이 떠올랐다”며 “어렸을 때 최초로 인지했던 일하는 여성의 모습이 기억이 났다. 이모일 수 있고, 엄마일 수 있고, 이웃일 수도 있다. 그때 뭉클하면서 그 시대를 기억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고, 당사자일 수 있으니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아성은 앞서 OCN ‘라이프 온 마스’에서 윤나영 역을 맡아 80년대 서울 사투리를 완벽 소화,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고아성은 “윤나영과 겹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종필 감독에게 말했더니, ‘라이프 온 마스’ 전편을 다 보고 왔더라”면서 “어떻게 하면 좋겠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줬고 나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80년대와 90년대 여성상은 명백히 다르더라”면서 “수줍음이 없어지고 조금 더 당당해졌다. 그 지점에 캐릭터를 얹어서 이자영 말투를 만들어 봤다”고 전해 이번 작품에서 고아성이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지 기대감을 높였다. 

이솜도 함께 한다. 극 중 미스터리 소설 마니아로 뼈 때리는 멘트의 달인인 마케팅부 정유나를 연기한다. 1995년의 상고 출신 말단 직원 유나에게 유니폼으로도 가릴 수 없는 멋과 개성을 부여하는 한편, 돌직구성 현실 직시와 어렵지만 친구가 가고자 하는 길을 함께 하는 진한 우정을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솜은 “토익을 같이 듣는 세 친구가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90년대 배경이라는 것도 신나게 재밌게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흥미로운 스토리에 끌려 작품을 택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또래 배우들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설렜다”고 고아성, 박혜수와의 남다른 팀워크를 자랑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90년대 스타일을 완벽히 재현한 이솜. /롯데엔터테인먼트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90년대 스타일을 완벽히 재현한 이솜. /롯데엔터테인먼트

앞서 공개된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이솜은 헤어와 메이크업, 패션 등 90년대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에 대해 그는 “관련 영상이나 잡지 등 자료를 많이 찾아봤고, 영화 초반 의상팀과 동묘 구제시장에 가서 같이 찾고 입어보고 그런 시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솜은 어머니의 과거 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기도 했다고 덧붙여 이목을 끌었다. 그는 “앨범을 보다가 엄마의 젊은 시절을 발견했는데 정말 멋쟁이셨더라”면서 “가죽 재킷에 목폴라, 목걸이를 했는데 너무 멋있어서 의상팀에 이대로 똑같이 입고 싶다고 했었다. 그렇게 입고 모니터를 했는데 사진 속 엄마랑 나랑 너무 똑같은 거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며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회계부 심보람 역은 박혜수가 맡았다. 심보람은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 출신이지만 실체는 가짜 영수증 메꾸기 달인인 회계부 사원. 박혜수는 버섯머리 숏 컷부터 동그란 안경 등 확 달라진 외적 변신은 물론, 지금의 청춘들도 공감할 만한 현실 캐릭터로 극에 활력을 더할 전망이다.

박혜수는 짧은 헤어스타일을 선보인 것에 대해 “가장 머리를 많이 길렀을 때 이 영화를 만나 자르게 됐다”며 “보람은 무조건 숏 컷이라고 얘기해서 잘랐는데, 자르는 날 사실 눈물이 조금 나기도 했다”며 웃었다. 이어 “너무 낯선 머리라서 걱정도 했는데, 안경도 끼고 유니폼 입고 카메라 앞에 서니 정말 보람이더라”며 “정말 잘 잘랐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혜수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촬영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박혜수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촬영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박혜수는 고아성, 이솜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택한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고아성과 이솜이 캐스팅됐다는 이유만으로 나머지 한자리는 반드시 내가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현장 분위기도 기대 이상이었다. 박혜수는 “(고아성과 이솜이) 워낙 선배라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 첫 만남부터 의미 없는 걱정이었을 정도로 너무 따뜻하게 대해주셨다”며 “‘왜 이분들이 나를 이렇게 사랑해 주지’라는 느낌을 초반부터 받았다. 그래서 내 마음도 활짝 열었고, 이 작품이 끝나고 실제로 사람들을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됐다”고 덧붙여 화기애애한 촬영장 분위기를 예감하게 했다. 

90년대를 작품을 통해 간접 경험한 것에 대해서는 “레트로 감성이나 복고를 평소에도 좋아하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몇 개월 동안 그 시대 속에 살아있어서 너무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아성도 “빈말이 아니고 정말 행복하게 지냈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90년대를 경험하면서 청춘과 잘 어울리는 시대였다는 걸 새삼 느꼈고, 젊을 때 너무 훌륭한 배우들과 이 시대를 함께 겪을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보탰다.

세 배우의 만남을 완성시킨 이종필 감독은 “각각의 캐스팅 이유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생각해보면 내가 이들을 한 팀으로 만들었다기보다, 세 배우가 나에게 와준 기분”이라며 “세 배우를 제외하고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처음 리딩 연습을 하고 함께 커피를 마시러 가는데 세 배우의 뒷모습만 봐도 씩씩함이 느껴지고 뭉클했다. 너무 좋았다”고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종필 감독은 “영화의 포스터와 티저 예고편이 나가고 여러 반응을 봤는데, 기대된다고 예상하는 부분들 영화에 다 있고, 신파나 억지 감동처럼 걱정 된다고 예상하는 부분들은 전혀 없다”며 “어떻게 보면 뻔할 수 있는 권선징악을 새롭고 다르게 담고자 노력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고아성과 이솜, 박혜수 세 배우의 매력이 ‘뿜뿜’한 영화”라고 강조해 기대감을 높였다. 오는 10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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