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8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특혜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주요 관련자를 무혐의 처분하자 국민의힘 등 야권은 “총제적 부실수사”라며 강력 반발하며 특검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은 전날(28일) 추 장관과 아들 서씨, 추 장관의 전 보좌관 등을 무혐의 처분했다.

수사진은 의혹이 제기된 병가 등 휴가 신청·사용 과정에서 추 장관 측의 위계나 위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씨 휴가 연장에 관여한 소속부대 지역대장(현 예비역)도 무혐의 처분됐고, 현역인 당시 지원장교와 지원대장은 육군본부 검찰부로 송치됐다.

국민의힘은 검찰과 추 장관을 싸잡아 비판했다. ‘친(親)추미애’ 라인 수사진이 지난 1월 고발된 사건에 대해 늑장을 부리다 북한 피격사건 등으로 정국이 혼란할 때 불기소 처리했다는 이유다. 또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아들 서씨 소속부대 군 관계자 연락처를 전달하고 휴가 관련 상황을 보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드러나면서 수사 결과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추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아들 휴가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부인한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부장판사 출신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고발장이 접수된 지 9개월 만에 서울동부지검이 발표한 결과는 ‘총체적 부실 수사’”라며 “아들 서씨에 대한 압수수색은 고발로부터 8개월이나 지나 이뤄졌고 보여주기식 수사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추 장관의 거짓말이 드러났다는 것”이라며 “동부지검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추 장관과 보좌관의 카톡(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했다”고 적었다.

해당 카카오톡 내용을 보면 앞서 추 장관은 2017년 6월 14일 보좌관으로부터 ‘서씨 휴가 건은 처리됐다’ ‘소견서는 확보되는대로 추후 제출토록 조치했다’ 등 아들 병가연장 관련 보고를 받았다. 추 장관은 같은 달 21일 보좌관에게 군 관계자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아들과 통화해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 전 의원은 “명백한 지시행위”라며 “판례는 명시적 지시 외 묵시적 지시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들 휴가 관련해서 관여한 바가 없다’, ‘보좌관에게 군부대에 전화하라고 시킨 적이 없다’, ‘보좌관이 군부대에 전화한 사실은 모른다’는 추 장관 발언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28일) 논평에서 특검을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 1월 고발된 사건에 대해 늑장수사로 일관할 때부터, 정권 입맛에 맞는 검사들이 줄줄이 동부지검으로 발령 날 때부터, 추 장관도 알고 국민도 알고 있던 결과”라며 “이제 진실에 다가가는 유일한 길은 특검 밖에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홍경희 수석부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현역 법무부 장관과 그의 아들이 연루된 사건 앞에 검찰은 공정한 수사를 포기한 채 또 다시 권력의 충견을 자인했다”며 “사건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특별검사를 임명해 추 장관 아들에 대한 진실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