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 대통령에게 보고가 된 시점을 두고 정치권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이 대통령에게 보고 된 시점을 두고 정치권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여당에서는 새벽 시간대 보고가 불필요했다며 대통령을 옹호했지만, 야권에서는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오후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대통령이 참석하는 NSC(국가안보회의)가 있고 참석하지 않는 NSC도 있다”라며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에 관계 장관 회의를 했는데 꼭 거기에 대통령이 참석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 새벽에 주무시는데 이런 사안이다 하고 보고할 내용인가”라며 “전투가 붙지도, 교전 상태도 아니다. 그런 상태에서 대통령을 새벽 3시에 깨워서 보고를 한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 역시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2시 반에 관계 장관 회의가 끝났을 때 (첩보의) 신빙성 부분을 일정하게 점검됐던 것 같다”라며 “다만 새벽 2시 반에 보고했을 때 취할 수 있는 조치라는 것은 굉장히 제한적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야당은 대통령의 10시간 동안 행적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해당 공무원이 북한 해역에 있다는 보고를 받은 것은 22일 오후 6시 36분이다.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경 피살 관련 첩보가 입수됐고 관계 장관 회의가 열렸으나, 대통령이 이 사실을 보고 받은 것은 23일 오전 8시 30분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밤 10시에 첩보를 입수했는데 왜 바로 보고하지 않았냐고 하셨는데, 첩보를 입수한 다음에 새벽 1시에 관계 장관 회의를 해서 이 첩보가 제대로 된 첩보인지 점검했던 것”이라며 “단순 첩보 사항을 어떻게 확인도 없이 보고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야권은 여전히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YTN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심야에 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이 청와대에 들어간 이 비상사태에 청와대 경내에 계시는 대통령이 모르고 있고 참석 안 했다고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미 실종, 발견, 사살 소식이 청와대에 차례로 보고됐고, 그 심각성 때문에 안보 장관 회의가 심야에 열린 것”이라며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사안의 위중함을 인식하고 당연히 회의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곧바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긴박한 심야 안보 장관 회의를 몰랐다면 대통령이 핫바지인가. 허수아비인가”라며 “아니면 그 정도는 처음부터 신경도 쓰지 않는 무책임하고 게으른 대통령인가”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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