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마감된 차기 행장 공모에는 총 5명의 내·외부 출신 인사가 도전장을 냈다. 수협과 정부 측 행추위원들이 후보 추천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예고되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가을에 접어들면서 금융권에 수장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조용히 인선을 진행하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긴장된 분위기에 휩싸인 곳도 있다. 특히 수협은행은 인선을 시작하자마자 전운이 감돌고 있어 금융권의 관심을 받고 있다.  

◇ 내·외부 출신 5명 출사표… 수협 vs 정부 측 신경전 치열할 듯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차기 행장 인선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25일 마감된 차기 행장 공모에는 총 5명의 내·외부 출신 인사가 도전장을 냈다. 지원자는 김진균 수석부행장과 김철환 집행부행장, 강명석 전 수협은행 상임감사, 고태순 전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등으로 확인됐다. 

김진균 수석부행장과 김철환 집행부행장, 강명석 전 수협은행 상임감사 등 3명은 내부 출신 인사다. 김진균 부행장은 1992년에 수협중앙회에 입사해 기업심사팀장, 압구정역지점장, 충청지역 금융본부장을 지냈다. 김철환 집행부행장은 1990년에 수협중앙회에 입사해 자금부장, 영업부장 등을 거쳤다.  

강명석 전 수협은행 상임감사는 1986년에 수협중앙회에 입사해 상임이사와 수협노량진수산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특히 강 전 상임이사는 2017년 수협은행장 공모 때 지원해 수협중앙회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 위원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 측 행추위원들의 동의를 얻어내지 못하면서 낙마했다.

수협은행의 행장 추천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은 강한 구조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3명과 수협중앙회 추천위원 2명을 합해 총 5명으로 구성된다. 은행장 추천은 행추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통해 결정된다. 이에 정부 측 인사가 3명에 달하는 만큼 후보 추천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2017년 차기 행장 추천 과정에서도 수협과 정부 측 인사 간 의견 조율이 안 돼 인선 절차가 파행을 겪기도 했다. 

이번에도 순탄하게 진행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인식이다. 수협 측 행추위원들은 내부출신을 선호하고 있지만 정부 측 행추위원들은 외부출신이 선임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내부출신 중에는 김진균 수석부행장과 강 전 상임이사가 유력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외부출신 중에는 손교덕 전 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손 전 행장은 1978년부터 경남은행에서 입사해 영업부장, 서울본부장 등을 거쳐 2014년부터 4년간 경남은행장을 역임했다. 지난 4월에는 산업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은행 업무에 대한 오랜 전문성을 쌓은데다 국책은행 사외이사 경력도 있어 인선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정부 측과 수협 측 위원들 간의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양측은 행추위 구성 초기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연출했다. 행추위원 자리를 놓고도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행추위원장 자리는 이번에 처음으로 기획재정부 추천 위원이 선발됐다. 수협은행장 인선이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한 가운데 앞으로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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