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5 11:08
피살 공무원 '월북일까, 침입자일까'
피살 공무원 '월북일까, 침입자일까'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0.09.2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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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24일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사살·화장 사건과 관련, 해당 공무원이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지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4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정박된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관계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뉴시스
29일 정부는 북한군의 피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어업지도 공무원 A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북측이 밝힌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정박된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29일 정부는 북한군의 피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어업지도 공무원 A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는 북측이 밝힌 ‘정체불명의 침입자’와는 다른 설명이다. 남북이 밝힌 내용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해경 “북측, A씨 신상정보 소상히 파악”

해양경찰청은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을 열고 지난 21일 A씨가 실종된 경위를 조사한 결과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해경은 군 당국으로부터 확인한 첩보 자료,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이같이 판단했다고 전했다.

윤성현 해경청 수사정보국장은 브리핑에서 “어제 수사관들이 국방부를 방문해 확인했다. 실종자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며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등 신상 정보를 북측이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고 그가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 등도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북측이 A씨의 이름, 나이, 고향 등 신상 정보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고 그가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 등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A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어업지도선에서 단순히 실족했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지난 21일 A씨가 실종됐을 당시 소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와 조석 등을 분석한 ‘표류 예측’ 결과도 그의 월북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국립해양조사원 등 4개 기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A씨가 단순히 표류된 것이라면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으로 내려갔을 것이라 추정했다. 그러나 A씨는 소연평도에서 북서쪽으로 38km 떨어진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피격됐다. 

해경은 “표류 예측 결과와 실종자가 실제 발견된 위치는 상당한 거리 차이가 있었다”며 “인위적인 노력 없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제 발견 위치까지 (단순히)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북측 "월북 의사 언급 없어"

반면 북한이 지난 25일 통일선전부 명의로 보내온 내용은 다르다. 당시 북측은 A씨를 ‘정체불명 침입자’, ‘불법 침입자’라고 설명했다. 또 통지문에는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한 두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인들의 단속명령에 계속 함구무언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2발의 공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의 대상이 도주할 듯 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한다”고 했다.

이에 남북이 사건 경위에 대해 서로 다르게 발표한 이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경의 조사가 사실일 경우, 북한으로선 ‘월북자’를 사살하게 돼 논란이 커질 수 있다고 여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측은 “답변하지 않았다”, “함구무언” 등이라는 표현으로 A씨가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리 군은 실종된 A씨가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쯤 북한 선박에 발견되기 전부터 북한군들의 교신 내용을 무선 감청하고 있었다. 즉, 현재 발표된 부유물 탑승, 피격 사실, 월북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북측은 A씨를 침입자로 규정하고 대치 과정에서 사망하게 됐다고 밝혀야 비난을 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다르게 발표될수록 남북 공동조사의 필요성과 북한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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