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뉴시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형제간의 갈등, 비리 혐의 재판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에 놓여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국정감사 호출을 받게 됐다. 여러모로 상당히 부담스러운 자리가 될 전망이다.

◇ 한국아트라스BX 갑질 논란, 국감장 오른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7일부터 26일까지 20일 동안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이를 앞두고 지난달 25일 일반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을 최종 확정했다. 

여기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도 이름을 올렸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오는 22일로 예정된 종합감사 기간의 증인으로 조현범 사장을 신청했다. 신문요지는 계열사 한국아트라스BX의 갑질 관련이다.

조현범 사장과 함께 갑질 피해를 호소하는 지성한 한성실업(한성인텍) 회장도 참고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성한 회장은 현재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지상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의 부친이자 배우 심은하 씨의 시아버지다.

한국아트라스BX의 갑질 논란은 한성인텍이 거듭된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2018년 공장 문을 닫으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성인텍은 아트라스BX가 무려 10년에 걸쳐 납품단가 인상을 막고 약속했던 물량도 지키지 않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한국아트라스BX의 권유로 산업용 배터리 부품 사업에 진출했지만 더딘 시장 성장으로 적자만 쌓였고, 이후 자동차 배터리 부품 납품을 약속받아 신규 투자까지 단행했으나 단가인상 거부와 전체 생산량의 50%에 불과한 납품 물량으로 결국 공장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한성인텍은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이며, 아직 최종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다.

한국아트라스BX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답변할 담당자가 없다”고 밝혔다.

◇ 조현범 사장 지목된 이유는?

조현범 사장은 최근 형제간 갈등에 휩싸인 상태다. 지난 6월 부친 조양래 회장이 보유 중이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모두 건네받았는데, 이에 대해 큰누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형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비리 관련 재판도 받고 있다. 조현범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납품 대가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구속기소됐으며,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갑질 논란으로 국감장 호출까지 받으면서 조현범 사장은 여러모로 입장이 난처해지게 됐다. 형제간 갈등으로 인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돼있는 상황에서 공식석상에 나서야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다. 또한 국감에서 다뤄질 갑질 논란이 향후 재판이나 경영권 분쟁 국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감 호출을 외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거 일부 기업인들은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국감 출석을 모면하기도 했으나, 조현범 사장은 재판 및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출국 자체가 어렵다. 

아울러 후계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는 측면에서도 국감 출석을 회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희곤 의원실 관계자는 “계열사 관계자들로부터는 실질적인 답변이나 근본적인 개선을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조현범 사장이 얼마 전 그룹 최대주주가 됐기 때문에 최상위 실권자로 보고 증인으로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