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리아가 선보인 신제품인 '폴더버거'와 '밀리터리버거'. / 롯데GRS
최근 롯데리아가 선보인 신제품인 '폴더버거(좌)'와 '밀리터리버거'. / 롯데GRS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리아를 향한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음식의 품질과 맛은 뒤로한 채 티저 광고, 유튜버 모델 등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소재를 앞세운 이슈몰이식 전략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 맛 보다는 화제성?… 질타 쏟아지는 신제품

롯데리아가 햄버거 업계의 이단아를 자처하고 나선 모양새다. 최근 선보인 신제품들이 잇따라 저품질 논란에 휩싸이며 업계 흐름인 제품 상향평준화와 상반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리아가 추석 직전 선보인 ‘밀리터리버거’에는 소비자들의 냉혹한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수준 이하의 음식에 따라 붙기 마련인 ‘이걸 돈 주고 사먹느냐’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육안만으로도 밀리터리버거는 제품성을 의심하게 한다. 저가형 패티와 햄에 딸기잼, 마카로니 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밀리터리버거는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진짜 문제는 가격이다. 롯데리아는 예비역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자 ‘군대리아’ 콘셉트로 이번 밀리터리버거를 선보였다. 군대리아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 속재료를 구성하다 보니 외관상 다소 부실해 보일 수 있겠다. 그러나 저렴한 맛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도 가격은 프리미엄급으로 책정하는 롯데리아의 이중적 행태에 소비자들이 분통에 가까운 쓴소리를 뱉고 있는 것이다.

밀리터리버거의 가격은 단품 기준 6,400원으로 최고가인 ‘한우불고기’(7,000원)와 ‘AZ버거’(6,600원)의 뒤를 잇는다. 관련 내용에 소감을 올린 한 네티즌은 “연휴기간 가서 먹어봤지만 욕 나올 뻔했다. 도대체 이런 상품을 기획하고 런칭 하다니. 가격대비 만족도 꽝. 다신 안 사먹는다”고 혹평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군대리아 1도 생각 안 난다. 패티도 한 장이고 가격은 비싼 형편없는 음식. 가격을 낮추던지 퀄리티를 높이던지 한 가지만 해도 먹을까 말까인데 너무 했다”고 분개했다.

그럼에도 밀리터리버거는 일부 매장에서 품절 행렬이 이어지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추석 직전 출시되는 시간차 전략에 힘입어 코로나19로 연휴기간 오갈 데 없는 젊은 남성들의 지갑을 여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 밀리터리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유튜버 ‘이근 대위’를 모델로 내세운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롯데리아의 신제품이 도마에 오른 건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 선보인 ‘폴더버거’ 또한 거센 혹평에 시달렸다. 폴더버거는 ‘버거 접습니다’라는 문구를 내세운 티저 광고를 앞세워 출시 전부터 실시간 검색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막상 제품이 공개되자 “퍽퍽한 식감의 빵과 부실한 내용물”이라는 실망 섞인 반응을 얻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기에 버거운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버거 시장에서 제품의 품질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문데 유독 롯데리아가 구설에 오른다”면서 “기존의 상식을 깨는 이색 제품을 내놓는 건 좋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퀄리티가 충족된다는 전제 하에 이뤄져야 한다. 그게 재화를 공급하는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갖춰야 할 기본 예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리아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로써 외국계 브랜드가 하기 힘든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밀리터리버거에 대해선 군 시절 생각이 난다며 재밌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아직 출시 일주일 정도 밖에 안 돼 소비자들의 반응을 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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