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참여한 가운데,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가 호재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뉴시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참여한 가운데,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가 호재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상 시너지 효과와 함께 시장 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현대건설기계가 최근 침체를 겪고 있는 만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달 28일 두산인프라코어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예비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KDB산업은행의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이 외에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등 대형 사모펀드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 중장비 생산 및 판매를 영위하는 회사로, 두산중공업 자구안 이행을 위해 두산그룹이 매각을 결정했다. 인수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합산한 매각가는 현재 1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각 주체가 그룹 지주사인 만큼 별다른 자금을 요하지 않고, 건설기계업이라는 동종업 내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기계는 코로나19로 건설장비 시장이 위축되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건설기계의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1조3,0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줄었다. 특히 상반기 누적 영업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5%, 54.1% 급감했다.

특히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중국 시장은 현재 현지 로컬업체들의 저가 경쟁과 정부 지원 등으로 로컬업체와 해외업체간의 경쟁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건설기계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현지 업체들이 정부 차원의 수혜를 많이 입고 있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업체들의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며 “현지업체들은 여기에 공격적인 가격 경쟁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공정기계협회(CCMA)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의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은 3.5%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점유율인 7.3% 대비 절반 가량의 수치다. 또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5월 한달간 중국 시장에서만 굴착기 2,166대를 판매하며 중국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각의 주체는 현대중공업지주로, 현대건설기계는 자금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매각이 완료된다 하더라도 사업영역이 겹쳐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은 인수 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시장 내 로컬업체와의 경쟁격화로 영업망 및 기술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현대건설기계는 두산인프라코어와의 공급망, 유통망, 기술 공유 등의 시너지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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