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호 무학 회장(왼쪽)이 CI 변경을 통해 기업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무학의 새 CI/무학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주류업체인 무학이 35년 만에 새로운 CI(Corporate Identity, 기업이미지)를 공개했다. 실적 부진 장기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통과 미래비전을 내포한 CI로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이다. 과연 회사의 절치부심 각오가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경영난 시달리는 무학, CI 교체로 도약 의지

무학은 5일 35년 만에 새로운 CI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새 CI에 대해 “91년 역사의 무학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전통은 물론 미래 비전을 내포해 새로운 100년을 향한 도전 의지를 표현했다”고 전했다. 

무학 측은 새 CI에 무학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도록 1985년 제정된 ‘학’(비상) 모양 심벌을 담았으며 ‘물’(생명), ‘쌀’(정성), ‘지구’(세계)를 방패 모양으로 함께 디자인해 기업이념을 표현했다. 로고 타입은 방패 모양으로 시각화했다. 각 사업부가 뜻을 하나로 모아 주류시장에서 경쟁력을 지키고, 다가올 미래의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CI에는 경영난 극복에 대한 회사 측의 각오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무학은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종합주류회사로 올해로 창립 91년째를 맞은 곳이다. 부산·경남, 울산 지역 등을 주요 영업 터전으로 삼고 있으며, 대표적인 주류 브랜드로는 좋은데이가 있다. 좋은데이는 한때 부산 시장에서 70%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영남권을 대표하는 소주 브랜드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무학의 위상은 신통치 못한 형편이다. 2015년부터 수도권 영업망 확장에 힘을 쏟는 사이, 기존 영업 텃밭의 시장 점유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다시 텃밭 사수에 돌입했지만 2017년부터 실적은 본격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2년간은 대규모 영업 적자를 내며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무학은 2018년 100억원, 2019년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오너인 최재호 회장이 2018년 10월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실적 회복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좀처럼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업황 악화 돌파구 찾기 분주 

여기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악재까지 터졌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실시되면서 주류업계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했다. 무학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무학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9.8% 줄어든 728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72억원에 달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영업이익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무학은 올 상반기 9억5,263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올 하반기에도 영업이익 회복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최 회장은 올 상반기 조직 개편을 통해 내부 전열을 가다듬고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당시 무학은 기존 3대 사업부문(지원·영업·경영지원)을 4개 부문(지원·생산연구·마케팅·영업)으로 개편해 세분화했다. 기존 4개 영업부(중부·서부·동부·부산)의 경우, 2개 영업부(중부·동부)로 통합 축소했다.

아울러 당시 조직 개편 과정에서 최 회장의 장남인 최낙준 사장을 경영 전면에 전진 배치했다. 최 사장은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여기에 이번에는 CI 변경까지 단행했다. 이는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과연 이러한 각오가 실적 개선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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