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대중문화예술인 병역 특례를 언급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치권에서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한 대중문화예술인 병역 특례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 이를 직접 언급하며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그간 지지부진했던 논의 과정 등을 돌이켜 볼 때 이번에도 군불만 때는 수준일 가능성도 있다.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어진 사명이지만 모두가 반드시 총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BTS의 병역 특례를 진지하게 논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예술‧체육 분야가 문화 창달과 국위 선양이라는 측면에서 혜택을 받는다면 BTS야말로 당사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TS의 병역 특례가 거론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앞서 BTS가 빌보드 ‘핫(HOT)100’ 1위에 오르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들의 군 면제 청원이 올라오는 등 이슈에 불을 붙였다. 지난 2018년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병역 특례 제도 개선이 화두로 떠올랐을 때도 마찬가지다. BTS 등 국위 선양을 한 대중문화예술인을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야권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18년 병역 특례 목소리가 높아질 당시 “바이올린, 피아노 같은 고전 음악 콩쿠르에서 1등 하면 병역 특례를 주는데 대중음악으로 1등을 하면 병역 특례를 주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지난 달 4일 페이스북에 “BTS의 경제효과는 약 56조원으로, 올림픽 1회 경제효과보다 크다는 분석도 있다”며 “국위선양 기여도가 올림픽 4분 출전보다 못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된 법안도 발의됐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 달 3일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병역 특례까지는 아니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하는 대중문화예술인의 경우 30세까지 입영 연기를 허가하도록 규정했다. 대내외적으로 성과를 거둔 문화예술인의 활동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정치권에서 병역특례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공정성 논란 우려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뉴시스

◇ 공정성 논란 우려에 조심

다만 실제로 병역 특례 논의가 활발히 진행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 사안이 갖는 민감성 때문에 자칫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정치권에서 병역 특례가 쟁점으로 부각될 때면 여론이 양분됐던 것도 이를 방증한다.

실제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달 14일 인사청문회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병역 특례와 관련해 “방탄소년단을 포함한 우수한 대중문화예술인들이 한류 확산에 따른 경제적 효과,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 등을 봤을 때 국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다만, 우수한 대중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병역 특례 제도는 국민적 공감대가 선행돼야 할 사항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여야가 접근 방식의 차이를 어떻게 좁힐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 여야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지난 달 4일 페이스북에 여당이 내놓은 법안에 대해 “작년에 국회 문체부, 국방부 등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했고 국회가 중재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문체부는 국회의 제안을 깡그리 무시해버렸다”라며 “국회 논의는 무시하더니 이제 와서 갑자기 여당 의원을 통해 자신들의 권력만 강화시키는 ‘아이돌 군대 연기 추천권’만 갖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역 면제든 연기든 특혜는 특혜”라며 “다만 그 특혜가 국민 모두를 위한 특혜가 된다면 논리를 더 면밀히 구성해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5일) 공정성 문제와 관련해 “객관성과 공정성이 우려된다면 여러 전문가로 이뤄진 문화‧예술 공적 심의위원회를 꾸려서 판단하면 된다”며 “독도 홍보와 같은 국가적 홍보에 일정 기간 무보수로 참여시킴으로써 그 가치를 더 잘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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