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원하기 위해 연일 각국 정상들과 전화 통화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 5일 오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게 전화해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상 외교가 제한되고 있어, 주요국 정상들과 연일 전화 통화를 하며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갖고 유 본부장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유 본부장이 통상 분야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고 있어 WTO 발전의 최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유 본부장의 높은 평가에 공감하며 보호무역주의 타개와 WTO 신뢰 회복을 위해 협력하자고 화답했다.

추석 연휴 당일인 지난 1일, 문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유 본부장이 오랜 통상 분야 경력에 따른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만큼 WTO 발전 및 다자무역체제의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라며 지지를 요청했다. 메르켈 총리는 “한국의 유명희 후보가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로 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메르켈 총리의 답변이 기대 이상으로 긍정적이라 문 대통령이 오히려 놀랐다고 전해진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연방공화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브라질이 직전 WTO 사무총장 배출국으로, WTO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온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자유로운 교역 확대와 WTO 발전, 그리고 다자무역체제 복원이라는 양국의 공동 목표 실현을 위해선 한국의 유명희 후보가 최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유 후보의 능력을 충분히 인정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유 본부장에 대한 선거 유세에 나선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유 본부장이 최종 후보 2명을 압축하는 제2라운드 진입에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이에 문 대통령은 후보 선출까지 주된 영향력을 행사하는 권역별 리더국 정상들과 통화를 하며 지원 유세에 나섰다. 또 최근 35개국 정상들에게 유 후보자를 지지해달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번 2차 라운드에 진출한 나라는 한국·나이지리아·케냐·사우디아라비아·영국으로 총 5개국이다. 이들 국가에서 배출한 후보자들은 6일 최종적으로 두 후보로 압축된다. 이 과정에서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 164개 회원국들의 의견이 모아지는데, 문 대통령은 중앙아시아와 독립국가연합(CSI)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러시아의 지지가 이번 선거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유 본부장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인 최초 WTO 사무총장이자 WTO 사상 청 여성 사무총장이 된다. 유 본부장은 통상전문가로, 통상산업부 첫 여성 사무관, 산업부 첫 여성 국장, 산업부 첫 여성 1급 공무원이기도 하다. 사무총장은 4년 임기로 1회 연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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