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월세값 상승률이 5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뉴시스
서울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월세값 상승률은 5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서울 집값 상승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월세 시장에서는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가격 상승과 함께 서울 내 전세 매물을 넘어서고, 공급과 수요가 뒤바뀌는 등 시장 내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6일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값은 0.27% 상승했다. 전월 상승률인 0.42% 대비 소폭 둔화한 수치다. 교육환경 등이 양호한 지역과 대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으나, 관망세와 보유세 부담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는 것이 감정원 측 설명이다.

서울 집값은 7월 0.71%의 상승률을 기록한 후 2개월 연속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이외에 지방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과 세종시의 지난달 집값 상승률도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다.

서울 집값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월세 시장은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서울 내 월세 물량이 전세 물량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달 서울 월세 가격의 상승률이 5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공급과 수요도 통계 이래 처음으로 뒤집혔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서울 월세 물량은 1만302개로, 전세 물량은 1만42개를 넘어섰다. 서울 내 월세 물량이 전세 물량을 넘어선 것은 올 들어 지난달이 처음이다. 올 상반기 내내 서울 전세 물량은 월세 물량 대비 2만건 이상 많았다.

이후 이달까지 서울 월세 물량은 꾸준히 전세 물량을 상회 중이다. 지난 5일 기준 서울 월세 물량은 8,528개, 전세 물량은 8,313개다. 올 초 대비 전세 물량은 4만개, 월세 물량은 2만개 가량 줄어든 수치다.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월세 상승률은 0.1%를 기록했다. 전월 상승률인 0.09% 대비 0.01%p 상승한 수치이자, 올 들어 최대 상승률이다. 특히 지난달 서울 월세 상승률은 2015년 9월 0.12%를 기록한 후 5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세의 수요 또한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월세수급동향지수는 101.2를 기록했다. 수급동향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세수급동향지수는 2015년 7월 통계 집계 이후 지난달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다. 서울의 경우 올해 6월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고, 지난달 기준 109.8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임대차법 시행과 저금리 기조 등으로 전세의 월세전환과 전세 물량의 품귀 현상이 지속돼 월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월세 가격의 상승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법 시행 후 전세 품귀 현상과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의 월세전환과 이로 인한 전세 품귀로 월세 시장으로의 진입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개발 호재가 많은 지역을 위주로 월세 가격은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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