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제주점이 4개월 간의 휴업을 마치고 지난 5일 부터 일부 매장에 한 해 재개장에 들어갔다. / 뉴시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제주점이 4개월 간의 휴업을 마치고 지난 5일 부터 일부 매장에 한 해 재개장에 들어갔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오매불망 그리던 재개장에도 제주 면세 업계에 드리운 무거운 분위기가 걷히지 않고 있다. 4개월 만에 굳게 닫혔던 시내 영업장의 문이 열렸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인내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서다.

◇ 4개월 만에 열린 ‘미완성의 문’

대한민국 관광 1번지인 제주도 내 면세 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도 지난 6월부터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던 지역 면세점이 재개장해 막혔던 업계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제주점이 영업 재개에 들어갔다. 두 업체 모두 추석 연휴 직전 공시 등을 통해 지난 6월 1일부터 임시 휴업 중인 시내 면세점을 이날부터 부분 재개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체 측은 고객 편의와 입점 업체의 요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개장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등 항공편 재개에 대한 기대감과 지역 상권 활성화, 입점 브랜드와 사내 직원의 근무 재개 등을 위해 재영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끊기다시피 했던 업계 큰 손인 ‘따이궁’(중국 보따리상)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중국의 내수 경기가 살아나면서 한국산 화장품 수요가 늘자 따이궁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양국에서의 4주 자가격리 기간을 감수하면서 화장품 등 면세물품을 구입하는 따이궁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면세점 매출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면세점 총 매출액은 1조4,441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15.4%가 증가했다. 지난 4월 1조원 밑으로 떨어졌던 총 매출이 반등을 거듭한 끝에 4개월 만에 1조4,000억원대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달 면세점 이용객이 전년 동기 대비 85% 가량 급감한 상황에서도 매출이 신장된 건 중국 보따리상 덕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재개장이 침체일로에 빠졌던 면세업계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아직 시기상조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개월만의 재개장이 지역 면세점의 완전한 정상화를 의미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재개장은 시내 면세점에 한정된 것으로 아직 공항 면세점은 함흥차사다. 또한 영업 재개에 들어간 매장도 일부에 불과하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전체 400여개 브랜드 중 50여개 브랜드만 문을 열었다. 신라면세점 또한 전체 4개 층 가운데 1개 층(3층)만 운영에 들어갔다. 영업 재개에 들어간 품목 또한 화장품과 일부 건강기능식품에 한정 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에 국한되긴 했지만 영업장 문이 다시 열려 일단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면서 “그러나 공항 지점이 재개되려면 내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야 하는데, 펜데믹이 언제 어떻게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따이궁이 지속적으로 유입될지 여부도 불확실해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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