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년째를 맞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 뉴시스
올해로 6년째를 맞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를 둘러싼 우려의 시선이 가시지 않고 있다. 전 국민이 체감할 만한 행사로 거듭나기까지 갈 길이 멀지만 올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어려워 보인다.

◇ 국가 대표 세일 행사?… 현실은 ‘인지도 테스트’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움츠러든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출항시킨 코세페는 정권 교체라는 거센 파고를 이겨내고 지난 5년간 연례적으로 열리고 있다.

어느덧 6년째에 접어든 코세페는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출범 1년 만에 개명되는 운명을 맞았다. 코세페는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를 전신으로 한다. 하지만 첫 개최된 이듬해 쇼핑을 넘어 관광, 문화 축제 등을 통합한다는 취지 아래 ‘코리아세일페스타’로 불리게 된다.

행사 범주가 늘어난 효과를 보지만 효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블프’ 시절 100곳에도 못 미쳤던 참가 기업들의 수가 1년 만에 341곳까지 확대되는 기쁨을 맛보기도 잠시, 급격한 성장 정체에 빠진다. 2017년 446곳까지 늘어난 참가 기업 수는 2018년 451곳에 그쳤다. 지난해 정부 주도에서 민간으로 추진 체계가 변환된 덕분에 650곳이 발을 들였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외관상 행사 볼륨이 커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코세페가 내실 있게 성장하고 있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의문이 따라 붙는다. 코세페는 여전히 ‘무용론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행사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비판 기사가 해마다 거르지 않고 대거 등장한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지도 테스트를 받을 만큼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코세페가 단골 비판 소재로 전락한 건 뚜렷한 성과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코세페의 경제적 효과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최인호 의원은 “(코세페) 2018년 참여업체 수는 451개로 시행초기인 2015년보다 3.9개 증가했지만 주요 참여 업체 매출은 오히려 2,20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관련 예산도 줄고 있다. 코세페 예산은 2016년 40억원에서 이듬해 51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다 2018년 34억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에는 27억으로 떨어졌다.

올해도 흥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외출 자제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서 ‘쇼핑붐’이 발생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 열릴 코세페를 온라인‧비대면 중심으로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기대 섞인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있다. 이미 상반기 ‘대한민국동행세일’이 한 차례 치러졌고, 백화점 등 유통사들의 자체 가을세일이 열려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년 이맘때면 코세페 얘기가 나오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행사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선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파격적인 할인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여건상 그렇지 못해 비판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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