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북한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고등학생 아들 편지에 문재인 대통령이 ‘나도 마음이 아프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은 데 대해 “영혼 없는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사람이 먼저라며 국민의 아픔 보듬겠다던 문 대통령이 다른 데로 가지 않았나 싶다”며 “대변인 뒤에 숨어 영혼 없는 답변을 내놓은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이군은 지난 5일 저녁 공개된 자필 편지에 정부가 발표한 월북설을 부인하며 아버지 명예를 회복해 달라는 취지의 요구사항을 담았다.

편지를 읽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군의 편지에 답장을 보낼 계획이다.

다만 이씨 실종 인지 직후 피살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문 대통령이 내린 조치나 북한 만행에 대한 상세 답변이 생략된 점을 놓고 야권에서는 ‘편지를 읽긴 했느냐’며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편지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글이었지만 범죄자 아들이 돼버린 아이의 두려움과 불안이 느껴지는 편지를 끝까지 읽기 어려웠다”며 “대통령이 이 편지를 제대로 읽어보셨는지 상당히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유가족 아픔을 돌보지 못하는 메마른 감수성을 보여줬다”고 혹평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공무원) 아들에게 답장하겠다고 했는데 아이들이 기다리는 것은 편지가 아닌 대통령다운 행동”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진상을 밝히고 국민께 사죄하고 북한에 책임을 당당하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간이 지나 잊혀지지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국민들은 국가 존재 이유에 대해 대통령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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