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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두고 날선 신경전… 민주당 움직임이 '키'
′낙태죄 폐지′ 두고 날선 신경전… 민주당 움직임이 '키'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0.10.0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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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정부의 낙태죄 관련 법안 입법예고안에 연일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의당이 정부의 낙태죄 관련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과 관련 강공 태세를 유지 중이다. 여성의 권리와 건강권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는 가운데 그 해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일 임신 중단 허용 기간을 14주까지, 특정 사유에 대해 24주까지 허용하도록 하는 관련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1년 6개월여 만이다. 

지난 8월 법무부 양성평등정책위원회가 주수 제한 없이 낙태를 전면 비범죄화해야 한다고 권고했음에도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다. 더욱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낙태죄 개정안 도출 과정에서 청와대 입장이 크게 작용했다고 알려지면서 청와대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청와대는 관계부처 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8일 국회 브리핑에서 “낙태죄를 존치하며 낙태허용 기간을 14주로 유지하려는 청와대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확인된 것”이라며 “법무부가 양성평등정책위원회를 통해 전면 폐지 권고안을 냈으나 반영되지 않았던 이유가 청와대 의중 때문이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적으로 안전한 임신 중지를 가능케 하는 것은 국가가 시민에게 마땅히 제공해야 할 책무”라며 “시민의 건강권 보장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처벌과 낙인에 앞장서는 청와대에 참담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전날(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 판결 1년 6개월 만에 내놓은 안이 지난 66년간 여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어온 낡은 법체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책임성은 도대체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밖에서 반발도 이어졌다. 여성계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의 입법안에 포함된 주수 허용 조항을 삭제하고 낙태죄 전면 폐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 민주당도 움직일까

정의당은 그간 낙태죄 폐지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 왔다. 지난 해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는 낙태죄 폐지 법안을 발의해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도 했다. 

정부 입법예고안이 발의 된 만큼 당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낙태죄 완전 폐지를 위한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 전체를 삭제하고 모자보건법을 전면 개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 문제를 당론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낙태죄 폐지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결국 인공 임신 중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국민이 아닌 정부라는 것, 그리고 여전히 낙태는 ‘처벌받아야 할 죄’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부안을 비판했다.

다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당장 종교계는 이번 낙태죄 개정안이 낙태를 전면 허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낙태죄를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날(7일) 전국 174인 여성 교수 일동은 성명서를 통해 “태아는 여성 신체의 일부가 아닌 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될 생명권을 가진 독립된 생명체”라며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결국 키를 쥐고 있는 쪽은 민주당이다. 당 내에선 폐지에 적극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법무부의 입법예고안은 낙태죄를 오히려 공고화할 수 있다”며 “법안 발의와 심사를 통해 형법에서 낙태죄를 완전히 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도 전날(7일) “낙태 처벌 규정을 되살려낸 명백한 역사적 퇴행”이라며 개정안 발의의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안이 정부의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아울러 찬반양론이 분명한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이기에 정치적 부담도 크다. 그러나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국회가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정부안의 폐지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헌법불합치 판정에 정부는 부합하는 법안을 낼 수밖에 없지 않았나. 이번에 내놓은 법안은 정부로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국회에서 양측의 의견들을 충분히 수렴하고 조정할 건 조정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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