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 '탑2'인 GS25와 CU가 몽골에서 맞붙는 양상을 띄게 됐다. / 각사
국내 편의점 '탑2'인 GS25와 CU가 몽골에서 맞붙는 양상을 띄게 됐다. / 각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편의점이 한국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특산품’으로 이름을 떨칠 전망이다. 편의점 선두 업체들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한반도를 벗어나 해외로 활동 무대를 넓혀나가고 있어서다. 특히 업계에서는 공통적으로 몽골을 신흥시장으로 점찍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 베트남 불운, 말레이서 달래는 CU

편의점 수출시대의 본격적인 막이 오르고 있다. 지난 2018년 GS25와 CU가 각각 베트남과 몽골에 발을 들이면서 드높아진 ‘K-편의점’의 위상이 빠르게 부상 중이다.

편의점 CU는 최근 말레이시아 진출 계획을 공식화 했다. 현지 CVS 전문기업인 마이뉴스 홀딩스(현지 브랜드 마이뉴스닷컴)와 손잡고 말레이시아 편의점 업계 1위 자리를 꿰차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인구당 편의점 수가 타 국가 대비 부족하고, 아직까지 1만여 개가 넘는 소형슈퍼와 소매점들이 존재해 출점 여력이 충분해 승산을 높게 점쳤다. 무엇보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말레이시아 또한 ‘K-컬처’에 우호적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CU에게 있어 아쉽게 무산된 베트남 진출 계획이 말레이시아로 대체된 셈이다. 올해 CU는 현지 업체와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체결하는 등 베트남 진출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터져 계약이 파기되는 불운은 맛봤다. CU를 운영하는 BGF관계자는 “베트남은 진출을 앞두고 코로나19가 정점에 올라 철수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파트너사(마이뉴스) 실무진들이 직접 입국해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사업 추진 의지가 워낙 강했다”고 말했다.

◇ 몽골서 맞붙는 ‘탑2’… 시장성 한계 지적도

마이뉴스닷컴이 CU에 손을 내민 건 몽골에서의 성공 사례가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현지 1위 업체인 세븐일레븐(약 2,300점)을 추격하는 데 버거움을 느낀 마이뉴스닷컴(약 600개점)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물색하던 중 CU의 활약상에 주목하게 됐다는 것이다.

CU는 몽골에 편의점 시스템을 소개한 선구자로 통한다. 미국 브랜드인 써클K와 현지에 비슷한 시기에 입성해 현재 100여개 점포를 거느린 1위 포지션을 갖추고 있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이 직접 오픈 세리머니에 참석하는 등 몽골 사업에 드러냈던 기대감에 부합하는 성과다. 또 CU는 현지 진출 1주년이 되는 시점에 맞춰 국내에서 ‘몽골 도시락’ 이벤트를 전개하는 등 몽골에 대한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을 표출했다.

몽골에 각별히 공을 들여온 CU는 라이벌인 GS25와 맞붙는 모양새다. 지난달 GS25가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진출 국가로 몽골을 점찍으면서 K-편의점 양대산맥의 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GS25는 ‘몽골의 SK’라 불리는 재계 서열 2위의 숀콜라이그룹과 손잡고 후발주자 핸디캡 극복을 노린다.

이처럼 몽골이 국내 편의점 업체들의 신시장으로 부상한 배경에는 편의점 주요 고객인 젊은층 비중이 높다는 이유가 깔려있다. 몽골은 40대 이하 젊은층이 70%에 육박해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된다. 또 국민들이 재래시장 보다는 편의점이나 마트처럼 시스템화 된 채널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도 작용했다. 아울러 인구 대부분이 수도인 울란바토르(약 140만명)에 집중 돼 있어 물류와 유통망 구축에 용이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단 거점이 될 울란바토르 뿐 아니라 전체 인구가 부산보다 적은 327만여명에 불과해 시장이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