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독일 평화의 소녀상 철거에 대해 정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것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이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사실상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녀상을 세운 해당 구청이 오늘까지 자진 철거하라고 명령했다”라며 “독일은 그간 전 세계적으로 과거 역사에 대한 철저하고 지속적인 반성으로 모범을 보여 왔기에, 이 소식은 당혹을 넘어 충격스럽다”고 말했다.

독일 민간단체인 코리아협의회는 지난달 28일 베를린시 미테구에 소녀상을 설치했다. 그러나 지난 7일 미테구청이 이를 자진 철거하라고 하면서 이번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이와 관련해 전방위적 외교에 나섰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하지만 외교부는 이 사안이 민간의 차원인 만큼 정부가 나서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의당은 이러한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맹비난 했다. 일본 정부가 나서서 외교전을 펼치고 있음에도 우리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 원내대표는 “일본 외무상까지 직접 나서서 독일 정부에 철거를 요청하며 사활을 걸 때 우리 정부는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라며 “또 다시 시민들이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철거 결정으로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과거를 부정하고 면죄부를 얻는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원내대표는 “일본은 2017년 미국 애틀란타,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 소녀상이 세워지려 하자 미‧일 동맹은 물론 양국 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입힐 수 있음을 상기시키며 철거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라며 “심지어 부산 일본 영사관 앞, 서울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까지 이전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힘에 근거해 역사 왜곡을 오히려 진실로 포장하려는 움직임에 우리 정부도 팔짱만 끼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며 “적극적인 조치에 만전을 기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 또한 전날(13일) 논평을 통해 “피해자의 고통에 연대하기 위해 설치된 소녀상이 일본의 외교적 압박으로 철거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은 행태는 여성들에게 가해졌던 폭력의 문제를 일본과 독일이 외면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평화의 상징인 소녀상을 지켜내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공당으로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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