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자에게 딱 맞는 집 찾기를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오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MBC '구해줘! 홈즈' / MBC 제공
사연자에게 딱 맞는 집 찾기를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오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MBC '구해줘! 홈즈' / MBC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내가 원하는 집 찾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평생의 숙제이자 꿈일 터.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이 더욱 남의 이야기가 돼가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예능프로그램이 발 벗고 나섰다. 예능은 지금, ‘집 찾아 삼만리’다.

웬만한 알짜 부동산 부럽지 않다. 지난해 3월 첫 방송된 MBC ‘구해줘! 홈즈’는 바쁜 현대인들의 집 찾기를 위해 직접 나선 스타들의 리얼한 발품 중개 배틀을 콘셉트로 한 프로그램이다. 직접 받은 사연을 토대로, 사연자의 마음에 든 집을 찾은 팀이 이기는 형태로 진행된다. 

예비부부들에게 안성맞춤인 신혼집 찾기부터 14명 대가족이 살 만한 단독주택 찾기까지. ‘구해줘! 홈즈’는 수도권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집들을 찾아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스타들의 감칠맛 나는 집 소개가 더해지며 일 년 넘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스타들의 리얼한 발품 중개 배틀로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끌고 있는 MBC '구해줘! 홈즈' / MBC '구해줘! 홈즈' 방송화면
스타들의 리얼한 발품 중개 배틀로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끌고 있는 MBC '구해줘! 홈즈' / MBC '구해줘! 홈즈' 방송화면

최근 집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은 수도권을 벗어난 다양한 주거 형태를 제시하고 있다. JTBC ‘서울엔 우리 집이 없다’는 잊고 있었던 집의 본질을 되새겨 보고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한 드림 하우스를 찾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내 집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인 서울을 벗어나, 지방 곳곳에 숨어있는 개성 만점 집들을 소개하며 수도권에서 집을 찾아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부순다.

지난 14일 첫 방송된 ‘서울엔 우리 집이 없다’에서는 가평군, 세종시, 강원도에 위치한 집주인들의 꿈을 실현한 다양한 형태의 집들을 소개해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먼저 ‘세계적인 축제 기획자’ 인재진이 거주하고 있는 가평집은 마당 한 쪽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공간부터 가마솥이 구비된 야외 주방과 1,200평의 탁 트인 숲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삼남매를 키우고 있는 부부의 세종하우스는 2층 욕실에서 1층 세탁실로 빨랫감을 바로 내릴 수 있는 구조와 계절별 해의 위치를 고려한 창문 인테리어 등 효율성의 최정점을 자랑해 감탄을 자아냈다. 강원도에서 건물주가 된 30대 부부의 집은 한국에서 보기 드문 아치형의 문, 특이한 디자인의 세면대 등 감각적인 디자인을 자랑, 현대인들의 로망 하우스를 구현해내 눈길을 끌었다.

서울을 벗어난, 다양한 형태의 집들을 소개하는 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 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방송화면
서울을 벗어난, 다양한 형태의 집들을 소개하는 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 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방송화면

지난 8월 종영한 tvN ‘바퀴 달린 집’도 눈여겨볼 만 하다. ‘바퀴 달린 집’은 바퀴 달린 집을 타고 전국을 유랑하며 소중한 이들을 초대해 하루를 보내는 콘셉트의 예능프로그램이다. 외형적으로만 봤을 때는 캠핑카와 흡사하지만, ‘바퀴 달린 집’은 ‘타이니 하우스’를 모티브 삼아 직접 이동하는 주택을 만들어 신선함을 자아냈다. ‘타이니 하우스’는 3~11평 면적에 생활공간을 집약시킨 이동식 주택으로, 저렴한 초기 비용과 친환경 생활 방식 등으로 전 세계 젊은 층의 인기를 끌고 있는 새로운 주거 형태다.

한자리에 멈춰 있는 일반적인 집들과 달리, ‘바퀴 달린 집’은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오가며 코로나 여파로 지친 마음에 힐링을 선사, 시청자들에게 기대 이상의 호평을 얻었다. 바다를 마당 삼아 하룻밤을 묵고, 지역 특산물을 사다 먹으며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감을 다시금 일깨웠다. 특히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바퀴 달린 집’은 캠핑족들의 로망을 현실로 보여주며 주거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냈다. 

마음 편히 지낼 집 찾는 게 갈수록 힘들어지는 현실 속 이러한 예능프로그램의 추세는 대중의 보편적인 고민에 대한 무게감을 줄여주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도심지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하고도 새로운 주거 형태에 대한 패러다임의 제시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집에 대한 정의를 되돌아보고 진정한 내 집 마련을 위한 참고서 역할을 기대하게 만든다. 다만 새로운 주거 형태를 조명하는 예능프로그램들이 실제 시청자들의 생각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