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체 캐릭터인 '베네켓'이 그려진 새 BI를 공개한 카페베네가 해외 사업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 카페베네
지난해 자체 캐릭터인 '베네켓'이 그려진 새 BI를 공개한 카페베네가 해외 사업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 카페베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지난해 ‘간판’을 교체하며 심기일전에 나선 카페베네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당초 의욕과 달리 국내에서의 영업망 확대가 순조롭지 않게 되자 차선책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 ‘디저트 강국’서 수완 발휘하는 비결은?

카페베네가 해외사업에서 남다른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공격적인 경영 활동이 제한받고 있는 가운데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디저트 강국’으로 통하는 대만에서 대대적으로 점포를 확장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현지 식음료 기업(안평문창유한공사)과 향후 5년간 40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하는 계획을 담은 MF(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카페베네는 이미 2013년 대만에 진출해 현재 15개 점포를 운영 중에 있다. 점포 수만 놓고 봤을 때 압도적인 규모는 아니지만 카페베네가 지난 7년간 대만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건 이원화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카페베네는 대만 점포의 운영 주체를 이원화 해 관리하고 있다. 타이페이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의 7곳은 카페베네 직속 법인(Caffebene Taiwan Co.,Ltd.)이, 비수도권에 퍼져 있는 8곳은 파트너사인 안평문창유한공사가 운영한다.

통상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MF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현지기업을 활용하면 직진출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비용과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열티를 받아 수익을 얻는 MF방식은 직진출에 비해 ‘순수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현지 파트너 업체와 관계가 틀어지면 이는 해당 국가에서 사업을 접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카페베네는 이 두 가지 방식을 조화시키는 지혜를 발휘해 대만 사업을 안착시킨 것이다.

주요 해외 진출국인 대만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방역 모범국이라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대만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30명(15일 기준)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카페베네는 미국,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110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 미진한 리뉴얼 효과… 갈 길 먼 ‘베네캣’

카페베네 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할 수 있었던 비결인 온라인에서의 유통사업과 오프라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전략을 동일하게 적용해 해외에서의 역량을 계속해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더디게 흘러가는 국내 상황을 만회하기 위한 차원에서 해외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헤아려진다. 기업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한 카페베네는 지난해 7월 새 BI를 선포하며 재도약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어느덧 1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19개 점포를 늘리는데 그쳤다. 현재 카베페네는 전국에 350여개 매장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전성기를 누렸던 2013년의 3분의 1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경영지표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기엔 역부족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개별기준)은 전년 동기 보다 10% 감소한 112억원 달성하는데 그쳤으며 영업실적(△5억)은 적자 전환됐다. 실적 악화는 코로나19로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지만 이와는 다소 별개인 재무건전성 회복도 까마득하다. 지난 3년간 이어지고 있는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상반기까지 계속돼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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