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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친문 마음 얻었나… 민주당 지지층서 이낙연과 격차 좁혀
이재명, 친문 마음 얻었나… 민주당 지지층서 이낙연과 격차 좁혀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10.16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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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대선주자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뉴시스
16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대선주자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여권 대선주자들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마음에 어떤 변화가 생긴 것일까.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두고 민주당 지지층이 요동치고 있다.

이 지사가 지난 7월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여권 대권 레이스는 ‘이낙연 대 이재명’ 간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상황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그동안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던 이 대표가 이 지사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이 대표의 ‘독주 체제’가 무너졌지만, 이 대표가 “민심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며 다소 여유를 부릴 수 있었던 이유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큰 격차로 이 지사를 앞서고 있기 때문이었다.

전국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더라도 ‘당심(黨心)’에서 우위에 서 있어야만 민주당 대선주자로 선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재명 지사의 최대 과제는 당심을 얻는 것이었다. 당심을 얻는 것은 곧 친문 지지자들과의 관계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지사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친문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었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 지지층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지지율 격차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크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다음 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이재명 지사(20%)가 3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낙연 대표는 17%를 얻어 2위를 기록했다.

한 달 전에 비해 이재명 지사는 22%에서 2%포인트 하락했고, 이낙연 대표는 21%에서 4%포인트 떨어졌다.

이낙연 대표는 올해 7월까지는 20%대 중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으나 지난 8월 이 지사에게  처음으로 추월을 허용한 이후 다시 역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 친문, 이재명에 마음 열었나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지난달까지는 이낙연 대표(40%)가 이재명 지사(28%)를 12%포인트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이 대표(36%)와 이 지사(31%)의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로 줄어들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대표의 지지율이 전달보다 4%포인트 하락하고, 이 지사가 3%포인트 상승하면서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은 16일 “민주당 지지층 내 양자 격차가 감소됐다”며 “통상 대선 후보는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한다는 점에서 우열을 가르기가 한층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그룹에서는 이 같은 민주당 지지층의 흐름에 대해 친문이 불편한 관계에 있던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가 민주당의 친문 주류세력들에게는 ‘아웃사이더’였는데 높은 지지율이 지속되면서 이 지사의 지지율을 현실로, 하나의 실체로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여권에 악재가 계속되면서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차기 대선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형성됐고, 이 같은 위기감이 대선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는 이 지사에게도 여지를 두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이 지사가 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존재감을 부각시켰던 과거 일부 대선주자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 것도 친문의 마음을 돌리는 효과로 작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창완 장안대 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총선 이후 여당에 악재가 계속 터지면서 야당이 제대로 공격하고 인물만 있었으면 분위기는 확 넘어갈 수도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층이 다음 대선이 쉽지 않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됐고, 이 지사에게도 가능성을 열어두게 된 것”이라며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뒤통수 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자신을 대안으로 내세운 주자들이 있었는데 이 지사는 선을 지켰다고 본다”며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을 때도 이 지사는 자신만의 선명성 있는 정책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정부여당이 결정한 것은 따르겠다고 밝히는 등 친문과 여권 지지층의 반감을 살 정도까지는 안가는, 굉장히 절묘한 스탠스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지사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것은 이낙연 대표에게 뼈아픈 부분이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 특임 교수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격차가 줄어든 것은 이낙연 대표에 대한 실망이라기보다는 친문이 이 지사에게 마음의 빗장을 여는 단계로 이행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이 대표가 여당 대표라는 유리한 지위에 있음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3달째 지지율 1위 자리까지 이 지사에게 내주고 있는 상황은 이 대표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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