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왼쪽)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2일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도착해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9일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해 “전·현직 검사들이 많이 개입된 걸로 보아서 검찰 게이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강 전 수석(왼쪽)이 지난 12일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들어가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9일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해 “전·현직 검사들이 많이 개입된 걸로 보아서 검찰 게이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편지가 공개되면서 라임 사태는 정·관계 로비 의혹에서 법조 비리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며 여권의 태도도 변화하고 있다.

강 전 수석은 1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회장의 편지에 대해 “김씨의 사기가 조선일보의 장난이라고 생각했는데 김봉현 씨의 자필 서신 옥중 글에 따르면 이건 검찰들의 장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옥중 서신에 등장하는) 성명 불상의 A 변호사와 B 검사 두 사람을 고소하려고 했는데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일단 오늘 11시에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했다. 고소는 피해 당사자 등이 수사 기관에 신고하고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고발은 당사자가 아닌 제3의 인물이나 기관 등이 행하는 것이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옥중문서를 통해 2019년 7월께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청담동 소재 유흥업소에서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전 회장은 “(그 3명 중) 검사 1명은 얼마 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적었다.

김 전 회장은 일부 야당 정치인에게도 로비했다고 밝히면서 “(그런데도 검찰에서) 오직 여당 유력 정치인들만 수사를 진행했다”며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보고 후 조사 끝나고 보석으로 재판받게 해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강 전 수석은 이와 관련해 “나를 잡으면 보석 재판해 주겠다고 변호사를 통해서 김봉현 씨한테 전달했다는 그 검사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강 전 수석은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와 청와대 밖에서 따로 만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 7월 28일 청와대에서 이 대표를 만나고 나서는 어떤 형태로도 이 대표 또는 그와 관련된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8일 이 전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전 대표를 통해 강 전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강 전 수석은 2019년 7월 28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이 대표를 만났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강 전 수석은 검찰이 자신의 GPS 기록을 분석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제 결백을 밝혀줄 일이기 때문에 환영하는 일”이라면서도 “그런 점에서 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7월 이후에 수도 없는 조사를 분명히 했고, 그때도 GPS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전화 등등 다 체크했을 거라고 보는데 그걸 이제 와서 하고 있다는 것이 저로서는 조금 못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에서 특검 주장을 하는 데 대해 “공수처는 빨리 출발시켜야 될 것 같고, 특검 문제는 법무부에서 특별수사팀을 따로 만든다고 하니 그것까지를 지켜보면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특검이 과거에 성공한 적이 별로 없었다”며 “(드루킹 사건 때 보면) 애먼 김경수 지사를 잡거나, 본질을 벗어난 특검이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김봉현 전 회장의 편지가 공개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라임 사태를 ‘공작수사’ 의혹으로 규정하고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특히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샀던 강 전 수석이 우선적으로 적극 해명하고 있고, 민주당 의원들도 이 사태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호 수사대상으로 삼자고 야권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라임 사태 핵심인물이 옥중서신을 통해 검찰이 검사 비위와 야당 정치인 로비 의혹을 알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제라도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수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추천을 촉구했다.

또 신영대 대변인도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법무부의 감찰을 통해 김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금융사기 사건과 별개의 수사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러한 검찰에 대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공수처 출범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검찰의 정치개입을 방조, 공조할 것이 아니라면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서둘러 주시기 바란다”며 “민주당은 조속한 공수처 출범으로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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