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면서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기술을 일반 대중들이 실제로 체험해본 경우는 드물어 어느정도까지 발전했는지 가늠하기 힘들다. 그런데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술의 발전 정도를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바로 ‘제4회 판교자율주행모빌리티쇼(이하 PAMS 2020)’다./ 사진=박설민 기자

시사위크|판교=박설민 기자  요즘은 누구나 방송,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언택트’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의 생소했던 ICT(정보통신) 용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를 보면 확실히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한 것이 실감이 난다. 물론 안전성의 문제, 기술 보완 등의 이유로 여전히 ‘자율주행’ 자동차와 서비스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기술이 실제 우리 생활 속에 완전히 상용화되기까진 시간이 다소 필요할 듯하다.

그런데 현재 ICT기반의 모빌리티 기술들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는지, 앞으로 우리 생활에 적용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바로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개최된 ‘제4회 판교자율주행모빌리티쇼(이하 PAMS 2020)’다. 이에 기자도 모빌리티쇼가 열린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를 방문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직접 체험해봤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개최된  PAMS 2020 행사장은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야외 광장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은 다양한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보며 감탄했다./ 킨텍스

◇ “로봇이 서빙을?”… 스마트 푸드 서비스 로봇 직접 체험

행사 첫 날인 15일 오전 10시 30분경, 경기도 판교역 3번 출구 앞 광장에 마련된 PAMS 2020 행사장에 도착했다. 야외에 마련된 행사장에는 이미 많은 인파가 몰려 북적이고 있었다. 

야외 잔디밭 광장에 위치한 행사장에서는 자율주행차, 자율주행 버스 등을 전시하고 있었으며, 베어로보틱스, 브이디컴퍼니, 도구공간, 엑사로보틱스, 트위니, 스팀메이커, 유비파이, 에스더블유엠 등 국내 유망 자율주행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이 선보인 다양한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들이 전시돼 있었다.

자율주행로봇기업 ‘도구공간’에서 제작한 순찰로봇 ‘코르소(Corso)’는 행사장 무대 위를 끊임없이 순찰하고 있었다. 판교모빌리티쇼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지정된 구역을 자율주행으로 순찰하는 코르소는 화재, 가스누출 등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감지하고 실시간으로 관제실에 상황을 전송할 수 있다고 한다.

PAMS 2020 행사장에 전시된 다양한 자율주행 로봇들. 음식 서빙로봇부터 보안로봇까지 다양한 자율주행 로봇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박설민 기자

행사장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자율주행 로봇은 서비스형 로봇들도 눈길을 끌었다. 음식 주문을 받고 배달 및 서빙을 해주는 ‘스마트 푸드 서비스 로봇’들인 베어로보틱스의 ‘서비(Servi)’와 브이디컴퍼니의 ‘푸두봇(Pudubot)봇’이 특히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자율주행로봇들의 실제 서비스 모습이 궁금해 직접 브이디컴퍼니의 푸두봇을 시연하고 있는 판교테크노벨리의 일식당을 찾아 직접 주문했다. 음식을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자 푸두봇이 귀여운 ‘표정’과 함께 음식을 신속하게 서빙을 했다. 로봇이 서빙해주는 식사를 처음 먹어본 순간이다.

지금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언택트 서비스가 필요한 시기에 자율주행 푸드 서비스 로봇들은 아주 유용할 것으로 보였다. 다만 로봇의 ‘친절함’ 때문에 장애물을 피하는데 아직 조금은 어색해보였다. 때문에 손님들이 붐벼 가게에 발 디딜 틈이 없는 점심시간대엔 아직까지 사람의 서빙이 더 빠를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15일 점심시간 직접 방문한 판교의 일식당. 자율주행로봇이 직접 귀여운(?)얼굴로 음식을 서빙해줬다. 로봇이 서빙해주는 식사를 한 첫번째 순간이다./ 사진=박설민 기자

◇ ‘시선강탈’ 경기도 제로셔틀… 운전자 없이 30분간 완벽 주행

행사 첫 날인 15일엔 자율주행로봇들의 시연이 이어졌지만, 중심 행사인 ‘자율주행버스’ 운행과 ‘자율주행 랠리’ 등은 16일과 17일 진행됐다. 이에 해당 행사를 참관하기 위해 17일 오전 11시 토요일 다시 한 번 판교테크노벨리를 찾았다.

가장 기대가 된 행사는 자율주행버스 ‘경기도 제로셔틀’ 시범 운행이었다. 제로셔틀은 경기도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도내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제작한 국내최초 공공 자율주행버스다.

오후 1시반 정도에 도착한 자율주행버스 시범운행 정류장에서 10분쯤 기다리자 항상 홍보영상과 관계자들의 설명으로만 접했던 제로셔틀이 멀리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얼핏 보면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등 유럽에서 운영하고 있는 ‘트램(노면전차)’의 모습과 유사했다.  

17일 오후 1시반  판교 아브뉴프랑 자율주행버스 정거장에 도착한 '경기도 제로셔틀'.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운전자가 없이 안전요원들만 탑승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박설민 기자

가까이 다가온 제로셔틀의 내부를 살펴보니 정말 ‘버스 운전자’가 없었다. 안전요원들만 승객들을 태울 뿐이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방역 수칙으로 인해 직접 탑승해 볼 수 없었다. 자율주행버스의 실물을 본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했다. 

제로셔틀이 출발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한 관람객은 ‘시선 강탈’이라고 평했다. 제로셔틀이 달리는 속도 역시 일반 자동차와 거의 차이가 없어보였으며, 마치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매우 부드럽게 커브를 돌았다. 제로셔틀은 판교 아브뉴프랑 정거장에서 출발해 봇들저류지공원, 판교테크노파크공원, 화랑공원 등의 코스를 약 30분간 주행했다.

제로셔틀의 탑승객 중 한사람에게 탑승 소감을 물어보자 “솔직히 처음에 아무도 운전하지 않자 조금 무섭긴 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니 적응할 수 있었다”며 “일반 버스운전자가 운전하는 버스와 크게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 승차감도 부드러웠다”고 평가했다.

경기도 제로셔틀이 실제로 도로를 주행하는 모습. 트램을 닮은 외모로 주변인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사진=박설민 기자

◇ “드론·자율주행차·로봇으로 배송”… 자율주행랠리, 미래 배송업계 판도 바꿀까

제로셔틀의 ‘충격’이 가시기가 무섭게 오후 3시엔 자율주행랠리 행사가 펼쳐졌다. 자율주행랠리는 드론, 자율주행차, 자율주행로봇 등의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를 활용해 주문받은 물품을 도착지까지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벤트로 일종의 ‘이어 달리기’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처음 배송을 시작하는 곳에서 잠시 기다리자 드론전문기업 ‘스팀메이커’와 ‘스팀메이커’와 ‘유비파이’의 자율비행 드론이 배달 물품을 장착하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취재를 위해 빠르게 다음 지점으로 달려가려고 했으나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였다.

사람이 직접 움직여서 물품을 나르는 것보다 배송이 훨씬 빠르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한 셈이다. 심지어 드론은 하늘을 날아 도로 건너를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현재 배송에 이용되는 바이크, 자동차보다 훨씬 빠를 수 있을 듯 했다. 

자율주행버스 시연행사에 이어 진행된 자율주행랠리 행사. 드론, 자율주행차, 자율주행로봇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를 이용해 물품을 배송하는 행사로 '모빌리티 이어달리기'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맨 위)드론이 물품을 랜딩존으로 이송한 후 (두번째) 자율주행차가 배송지 근처까지 물품을 배송한다. (세번째) 이후 자율주행로봇이 배송지에 물품 배송을 완료한다./ 드론 사진=박설민 기자, 자율주행차, 자율주행로봇 사진=킨텍스

첫 번째 배송장소인 봇들저류지공원 드론 랜딩존에서 관람객들을 ‘여유롭게’ 기다리던 드론이 전달한 배송 물품은 이어 모빌리티기업 에스더블유엠(SWM.AI)에서 제작한 자율주행차가 받아 배달했다. 

자율주행차는 드론랜딩조넹서 판교역 3번 출구 광장까지 이동한 후, 도구공간의 자율주행로봇과 온·오프라인 과학 및 공학 콘텐츠 제작소 ‘긱블’에서 자체 제작한 자율주행 배달 모빌리티를 이용해 해당 프로그램에서 진행하는 배송 과정이 마무리 됐다.

자율주행랠리를 지켜봤던 관람객 중 한명은 “오늘 공개된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술들이 택배, 음식 배달 등의 배송업계에 적용되면 아주 편리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판교자율주행모빌리티쇼 관계자는 “비대면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고려해, 이번 판교자율주행모빌리티쇼는 일상생활에서 접목이 가능한 배달, 서빙, 청소, 방역로봇 등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가져올 미래 생활상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추진됐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분야의 비대면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고, 미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행사로 지속 발전시켜 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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