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때 아닌 갑질 구설에 휘말렸다. 자신의 자택 앞에서 1인 시위가 시작되자 직원들에게 보초를 서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이 사장 측은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때 아닌 갑질 구설에 휘말렸다. 자신의 자택 앞에서 1인 시위가 시작되자 직원들에게 보초를 서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이 사장은 “지시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국감장 내에서 날카로운 공세가 거듭 이어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 1인 시위 대응 위해 직원 보초 세워?… 이재광 사장 “지시한 적 없다”

이 사장은 지난 19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출석해 의원들의 날선 질문을 받았다. 고분양가 심사 제도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제가 집중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이 사장의 갑질 의혹도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한 민원인이 지난달 6일부터 이 사장의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자 이 사장 측이 직원을 동원해 보초를 세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인 시위가 시작된 당일부터 직원들에게 순번을 정해 자택 인근에서 근무를 시켰다”며 “왜 직원을 업무 시간에 자택 앞에 보초를 세웠느냐”고 질타를 가했다. 또 이 같은 행위가 “일반 민간 회사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심각한 갑질”라고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의원실에서 자료를 요구하자 주택도시보증공사 직원 보초서기가 중단됐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자신이 지시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관리지원센터 직원들이 민원인의 민원 내용을 파악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해당 내용에 대한 파악이 끝나고 나서는 추후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측도 갑질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 사장의 자택은 대단지 아파트에 위치하고 있다”며 “아파트 관리소에서 시위 관련해 연락이 와 직원들이 확인 차 갔던 것뿐이다. 회사와 관련된 이슈인 만큼 직원들이 대응을 한 것이다. 이 사장이 별도를 지시를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해당 민원인 측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경위에 대한 설명도 내놨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시위자는 300채가 넘는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라며 “그가 세입자들의 전세금을 갚지 못함에 따라 공사는 100억원 가량을 대위변제했다. 이러한 변제금을 갚지 못하고 있어 공사 차원에서 가압류 조치를 진행했는데, 이를 항의해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민원인이 직접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민원인 본인이 시위를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고용해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민간 금융권 출신인 이 사장은 2018년 3월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에 오른 인사다. 취임한 지난해 역대 최대 보증실적 달성을 이끄는 등 여러 성과를 내놨지만 재임 기간 동안 갖가지 잡음에 휘말려왔다. 그는 노조와 갈등, 업무용 차량 개조, 갖가지 방만 경영 논란으로 구설을 사왔다. 이에 국감 때마다 의원들의 날카로운 공세를 받아야 했다. 올해 국감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내년 3월이면 그의 임기는 만료된다. 과연 여러 잡음을 딛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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