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내 30대의 아파트 거래량이 통계 집계 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지난달 서울 내 30대의 아파트 거래량이 통계 집계 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서울 내 30대의 아파트 매수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청약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신규 분양 단지 대비 기존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3기 신도시의 사전청약이 서울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2일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내 30대의 아파트 거래량은 1,790건을 기록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건수인 4,795건의 37%에 해당되는 수치이자, 지난해 1월 연령대별 아파트 거래건수가 집계된 후 최대치를 기록한 수치다.

서울 내 30대의 매매비중은 올 들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1월 서울 내 30대의 아파트 거래량은 전체 대비 30.4%를 차지한 데 이어 2월 33%로 상승했고, 8월에는 36.9% 증가했다.

서울 내 30대의 아파트 거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높아진 청약 문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청약가점에 다소 부족한 30대가 신규 분양단지보다 기존 아파트를 매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신규 분양 단지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68대1로 집계됐다. 2001년 청약경쟁률 통계가 집계된 후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분양가 상한제 등 분양가 규제로 인해 공급되는 단지의 분양가가 다소 낮아진 만큼 신규 분양 단지에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청약가점도 높아지는 추세다. 부동산 114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청약접수를 받은 서울 민간분양 아파트 6,148가구의 당첨가점 평균을 구간별로 분석한 결과, 60점 초과 70점 이하 구간의 가구수가 3,500가구(56.9%)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점 초과 60점 이하로 당첨된 가구도 2,144가구(34.9%)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일반공급 7,514가구 중 50점 초과 70점 이하의 당첨 가구수가 4,289가구(57.1%)에 그쳤던 것을 감안할 때, 올해는 당첨 안정권에 드는 청약가점이 높아진 셈이다.

서울 집값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서울 집값은 전주 대비 0.1%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9주 연속 0.1%의 상승폭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3기 신도시의 사전청약 발표가 서울 아파트의 매수세를 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서울 집값의 상승세와 더불어 청약가점이 높아짐에 따라 3기 신도시가 수도권 내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달 내년 7월부터 3기 신도시 3만호에 대한 사전청약 우선 진행 방침을 밝혔다. 내년 7월 인천계양 신도시를 시작으로, 9월과 10월 남양주 왕숙 신도시, 11월과 12월 고양 창릉·부천 대장 신도시에 대한 사전 청약을 진행할 방침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사전청약 일정을 미리 알림에 따라 기존 주택시장으로 몰렸던 매입 수요를 조절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당첨가점이 높아짐에 따라 30대 수요자들이 청약으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생애최초 특별공급이 도입될 예정이나, 일반공급 물량 자체가 귀한 만큼 서울 청약시장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층에게는 물량이 대거 공급되면서 서울에 비해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내 집 마련의 틈새시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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