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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발란스 신화’ 정승필… 수렁 빠진 블랙야크 구해낼까
‘뉴발란스 신화’ 정승필… 수렁 빠진 블랙야크 구해낼까
  • 범찬희 기자
  • 승인 2020.10.22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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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비와이엔블랙야크 본사. / 네이버지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비와이엔블랙야크 본사. / 네이버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장장 10개월 가량 CEO 공백 상태를 이어오던 비와이엔블랙야크(이하 블랙야크)가 마침내 새 사령탑을 모셔오는데 성공했다. 신임 대표가 된 정승필 사장이 새롭게 둥지를 튼 블랙야크에서 ‘뉴발란스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100억대 적자, 3,000억 매출도 위태로운 ‘탑5’

장기간에 걸친 사장석 공백으로 인해 코로나19 대응에 약점을 드러내 온 블랙야크가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게 됐다. 정승필 전 이랜드 미국법인장을 영입하는데 성공하며 내년도 전략 구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블랙야크는 지난해 말 정운석 전 사장이 물러난 뒤 후임자 물색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로 인해 올해 2월 창립기념일을 맞아 비와이엔블랙야크로 상호를 변경하며 쇄신 의지를 드러냈지만, 코로나19와 사장 공석으로 후광을 보지 못했다. 

블랙야크 새 수장에 오른 정 신임 대표는 패션업계에서 ‘뉴발란스 신화’를 이룬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본고장인 미국과 일본 등에서 보편화 돼 있던 뉴발란스를 한국에도 정착시킨 주역으로 통한다. 2008년 미국 보스턴 본사로부터 국내 독점 라이선스를 획득한 이랜드에서 뉴발란스 브랜드장을 맡은 그는 260억원 수준이던 매출을 3년 만에 3,000억원대로 키워냈다.

2000년대 초반 무렵 압구정이나 동대문 등 운동화 전문 편집숍에서 알음알음 판매돼 온 뉴발란스가 대기업에 의해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하게 된 것이다. 소위 패셔니스타를 활용한 마케팅과 의류 전개 등 정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이뤄진 체계적인 브랜딩이 일궈낸 성과다. 정 대표가 떠난 이후에도 뉴발란스는 이랜드 주력 사업으로 남게 된다. 4,500억원대 규모로 브랜드를 키워낸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12월 만료 예정이었던 국내 독점 사업권과 중국 내 유통권 등을 5년 더 연장했다.

10개월 간 공석 상태로 남아있던 비와이엔블랙야크 사장으로 영입된 정승필 전 이랜드 미국법인장. / 비와인엔블랙야크
10개월 간 공석 상태로 남아있던 비와이엔블랙야크 사장으로 영입된 정승필 전 이랜드 미국법인장. / 비와이엔블랙야크

블랙야크가 정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낸 건 이러한 배경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블랙야크는 제 2의 전성기를 실현시켜 줄 경영자가 절실한 상황. 2014년을 기점으로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국내 아웃도어 업황에서 블랙야크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매출 6,000억원 돌파를 목전에 뒀던 블랙야크는 2014년부터 매출이 빠지기 시작해 지난해 3,361억원까지 내려앉았다. 1,100억원에 달했던 영업익도 급감한 끝에 2018년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는 적자 규모가 무려 마이너스 127억으로 불었다. 당기순이익도 적자(△151억)로 돌아섰다.

블랙야크의 부진은 업계에서도 유독 두드러진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사업다각화와 온라인 강화 등 발 빠른 대처로 성장세를 이어오며 ‘탑5’ 자리를 꿰찼다. 디자인적인 면에서 변화를 주는 등 자구 노력을 이어온 네파는 지난해 3,27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블랙야크를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반면 블랙야크는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던 ‘나우’의 부진이 계속되며 장기 전략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4년 아웃도어 선진국인 북미 시장을 공략한다는 청사진 아래 나우를 품었지만 지난해 또 다시 흑자 달성에 실패, 누적 당기순손실이 310억원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