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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25th BIFF] ‘트루 마더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완성한 ‘희망의 빛’
2020. 10. 22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영화 ‘트루 마더스’(True Mothers, 감독 가와세 나오미). /부산국제영화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영화 ‘트루 마더스’(True Mothers, 감독 가와세 나오미). /부산국제영화제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트루 마더스’를 통해 내 마음을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세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22일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영화 ‘트루 마더스’(True Mothers, 감독 가와세 나오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가운데, 박선영 프로그래머와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참석했다.

‘트루 마더스’는 6살 아들 아사토와 함께 일본 도쿄에 거주하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는 중산층 부부 사토코와 키요카즈가 아사토의 친모라 주장하는 여성의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으면서 일상이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십대의 성, 청소년 문제, 미혼모와 입양가족 등 사회적 질문들을 예민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것은 물론, 아사토의 엄마들과 히카리의 엄마들을 통해 ‘모성’이 단지 한 개인의 문제 만이 아님을 웅변하며 묵직한 메시지를 안긴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일본이 단일민족이고 혈통을 이어간다는 의식이 강하다 보니 장남을 낳아야 한다는 의식이 굉장히 강하다”며 “그래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사람은 결혼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있을 정도”라고 입양 제도를 바라보는 일본의 사회적 시선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일본의 입양제도를 소재로 하는 ‘트루 마더스’에 대해 “최근 일본 사회에서 젊은 부부들이 불임치료를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며 “(영화 속) 사토코와 키요카즈도 아이가 생기기 어려운 여건이다. 그래서 특별입양제도를 통해 14세 중학생으로부터 아이를 얻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연이 생겨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가와세 나오미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가와세 나오미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영화를 통해 ‘사람의 관계가 혈연이나 혈통에만 의존하지 않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그는 “전작에서 이미 다뤄왔던 주제이긴 하지만 이번 역시 사람과의 관계가 꼭 그렇게 혈연으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그런 인간을 군상을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감정이 예민해지고 짜증이 있거나 남을 접할 때 자기도 모르게 강한 어조로 내뱉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시대에 이 작품을 보며 사람과 사람의 단절 넘어 있는 ‘빛’을 봐줬으면 한다”며 “또 어떤 사람이 손을 내밀었을 때 그것으로 인해 구원받는 생명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트루 마더스’는 츠지무라 미즈키의 소설 ‘아침이 온다’를 원작으로 한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일본에서 굉장히 인기 많은 작가의 소설”이라며 “처음 책을 읽었을 때 영화로 만들기 정말 어렵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책은 인물에 대해 읽다가 다른 이야기가 나오면 앞으로 돌아가 다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한데, 영화는 계속 전개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앞서 나왔던 다른 인생을 잊어버리기 쉽다”며 “편집 과정에서 굉장히 시행착오를 겪었고, 인간과 인간의 삶 교차지점에서 척추를 바로 세우는 작업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또 “원작이 갖고 있는 이야기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우리가 사는 현실을 깨고 픽션의 세계로 갈 수 있도록 했다. 극 안의 인물들이 각자의 세계가 있는데 그것이 보는 이들에게 실감나게 다가올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제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먼저 원작의 제목을 그대로 따른 ‘아침이 온다’에 대해서는 “마지막에서 보이는 빛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라며 “우리가 사는 세계가 밤 같지만 새벽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 모든 밤은 반드시 새벽을 맞는다는 희망으로 이어지는 제목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트루 마더스’에 대해서는 “프랑스 세일즈 컴퍼니 관계자와 국제 사회에 배급할 때 어떤 제목으로 나갈지 상의하다가 진정한 엄마를 생각하며 결정했다”며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가족도 얼마든지 유대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말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여전히 보수적인 일본 사회의 모습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도시는 덜할지 모르겠는데, 지방으로 갈수록 아이를 키우는 건 여자가 해야한다라는 사고가 여전히 남아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편집하면서 프랑스 관계자들이 ‘왜 여자가 일을 관둬야 하냐’면서 놀라더라”라며 “하지만 이것이 동아시아의 끝에 있는 일본의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최대 영화제”라며 “그곳에 있어줬기 때문에 나도 영화를 하면서 힘낼 수 있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나라와 지역, 문화를 넘어 세계를 연결시키고 이어주고자 늘 노력하고 힘쓰는 걸 알고 있다”며 존경을 표했다.

이어 “사람과 사람이 분단되고, 상대방을 부정하기 십상인 시대에 놓여있지만 ‘트루 마더스’를 통해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내 마음을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해가는 세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며 “나 역시 그런 마음을 안고 계속 열심히 영화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가와세 마오미 감독의 ‘트루 마더스’는 이날 오후 4시에 공식 상영됐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거장 감독의 신작 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화제작 가운데 감독 혹은 배우가 직접 참석해 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