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5 18:02
국민의힘, ‘라스 특검’에 사활 걸었다
국민의힘, ‘라스 특검’에 사활 걸었다
  • 정호영 기자
  • 승인 2020.10.23 17: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일명 ‘라스 특검법(라임·옵티머스 특별검사법)’을 발의한 국민의힘이 연일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여당은 특검법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특검 구성 등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이유다.

반면 라스 사태를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의심하는 국민의힘은 특검법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며 맞서고 있다. 특히 정관계 인사 연루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직을 유지하는 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검찰수사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 사퇴와 특검법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 협조가 없다면 특검 도입은 불가능하다. 여야 합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의석 수 부족으로 특검법 자체가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

◇ 민주당, 특검법 거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특검을 피해갈 수는 없다”며 “이 사건은 수많은 국민이 피해자인 대형 금융사기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권력 곳곳에서 연관성이 드러나고 있고, 이전에 특검했던 다른 금융사건 게이트보다 크면 컸지 작은 사건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의석을 앞세워 단순 금융사건으로 넘어가려 한다. 추정컨대 특검이 실시되면 레임덕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검 불가피론을 알면서도 끝까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사태 심각성을 인지한 국민들의 우려 고조로 민심 이반이 두드러질 때 여당이 특검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주 원내대표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의 힘”이라며 “‘무엇이 두려워서 특검을 안 하나’, ‘무엇을 비호하려고 특검을 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고조될 때 특검이 관철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는 추 장관에 대해서는 “이미 검찰을 파괴하고 정권을 지킨 공이 높으니 그만하면 만족하고 그만두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은 전날(22일) 국회 의안과를 찾아 ‘라임·옵티머스 펀드 금융사기 피해 및 권력형 비리 게이트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대표발의자 주 원내대표를 포함한 국민의힘 103명·국민의당 3명·무소속 4명 등 110명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특검법안에 따르면, 특별검사는 파견검사 30명·파견공무원 60명 이내로 구성토록 했다. ‘최순실 특검(파견검사 20명·파견공무원 40명)’ 규모 1.5배에 달하는 초대형 특검이라는 평가다.

여야 교섭단체 합의와 대통령 임명으로 특검이 임명되면 20일 준비기간과 70일 수사기간이 주어진다. 1회에 한해 대통령 승인을 통해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어 최장 120일이 소요된다.

특검법 제출 후 여야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국회에서 특검 도입 여부를 놓고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민주당은 특검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라스 사태를) 권력형 비리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라임·옵티머스 사건수사는 속도가 생명”이라며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고 남부지검과 중앙지검 수사 인력이 대폭 확충됐는데 특검을 새로 구성한다고 수사능력이 높아진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항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항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 국민의힘 지도부의 딜레마

국민의힘 지도부가 추 장관 사퇴와 라스 특검법 도입을 촉구하며 공세를 퍼붓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도 특검법 관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추 장관 아들 군특혜 의혹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지도부가 라스 사태까지 그냥 넘기면 당장 책임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라임·옵티머스 사태 특검 관철에 당 지도부 진퇴를 걸어야 한다”며 “강한 야당, 거친 야당, 존재감 있는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여당 실정에 야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최악의 정권에 최약체 야당”이라는 쓴소리도 곁들였다.

자유한국당(옛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좋은 호기에 라임·옵티머스 특검을 받아내지 못하면 야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야당은 국민의 분노를 대신해야 제대로 된 야당 대접을 받는다”고 했다. 홍 의원은 “특검을 관철시키지 못하면 야당이 2중대 정당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며 “당력을 총동원해 당 지도부가 전면에 나서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라”고 주문했다.

다만 여당이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특검 관철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여론전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특검법을 여당이 반대하면 어렵다”며 “정치는 여야가 하고, 그것이 안 풀리면 이런 법안을 놓고 국민에게 호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정치권과 검찰이 (국민에게) 신뢰를 못 주고 있다면 특검으로 공정성을 확보하자고 대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여권이 숫자의 힘이 있으니 할 수 없다고 묵살한다면 우리는 국민을 상대로 이 문제를 하소연하고 답을 묻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여당에서 (특검법을) 못 받는다면 우리는 국민 상대로 활동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비록 여당 반대로 특검 도입이 무산된다 해도, 당 지도부의 움직임에 따라 여론전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다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선거가 반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은 라스 사태와 연계한 반(反)정부여당 여론전에 당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