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 회장에 취임하며 현대엔지니어링의 IPO에 이목이 쏠린다./현대엔지니어링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 회장에 취임하며 현대엔지니어링의 IPO에 이목이 쏠린다./현대엔지니어링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를 맞았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오르며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한 것이다. 이 가운데, 지배구조 개편과 지배력 확보를 위해 그룹 내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에 오르며 그룹 전반을 이끌어온 지 2년여만에 그룹 회장직을 맡게 됐다. 정의선 회장의 부친인 정몽구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인 정의선 시대를 열면서 오랜 숙원으로 여겨졌던 그룹 지배구조 개편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 중 정의선 회장의 그룹 지배력 확보와 관련해 그룹 내 비상장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추진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지배구조 고리를 지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의 AS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시장에 제시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과 관련해 주주들의 반대가 이어졌고, 결국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했다.

현대차그룹이 재차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경우 앞서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혔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개편안의 골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인데, 이같은 개편이 이뤄질 경우 현대차그룹은 대주주→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로 이어지는 구조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 중 지주사격 역할을 하게 될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정의선 회장이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으로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0.32%를 보유 중이다. 기아차(17.28%), 정몽구 명예회장(7.13%) 대비 미비한 지분율이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요 주주는 정의선 회장 외에 △현대건설 38.62% △현대글로비스 11.67% △기아차 9.35% △현대모비스 9.35% 등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건설에 이은 현대엔지니어링의 2대주주다.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비상장사가 증시에 상장되기도 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증시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정의선 회장이 지분 9.57%를 보유한 계열사로,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정의선 회장의 실탄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졌던 계열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상장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 체제를 굳건히 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제기되며 IPO 여부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2018년과 동일한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공정거래법 등 공정경제 3법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개편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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