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내세운 신사업들. 위에서 오른쪽 시계 방향으로 간편식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와 음료 RTD인 '닥터유 드링크'. 그리고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 '제주용암수'. / 오리온​
​오리온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내세운 신사업들. 위에서 오른쪽 시계 방향으로 간편식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와 음료 RTD인 '닥터유 드링크'. 그리고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 '제주용암수'. / 오리온​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오리온의 원대한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제 2의 도약을 위한 ‘4개’의 발판이 모두 마련된 오리온은 3조 매출을 향한 긴 여정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

◇ ‘4대 신사업’ 기둥 마련… 종합식품기업 도약 박차

오리온의 중장기적 비전인 ‘4대 신사업’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이하 루캉)과 합자계약을 체결하며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것. 오리온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와 루캉은 각각 65%, 35%의 지분을 투자해 합자법인을 설립,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국내 우수 바이오 기업을 발굴해 중국 진출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합성의약품, 신약개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번 MOU 체결은 오리온에게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기업들의 단골 호재인 신사업 진출에 그치지 않고 그 의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제과’라는 한정된 울타리를 넘어 종합식품 및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 마침내 실현된 것이다. 지난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과 맞물려 4대 신사업(음료‧간편식‧디저트‧바이오)의 윤곽을 드러낸 지 불과 3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4대 신사업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던 건강기능식품을 바이오 분야로 선회한 오리온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오리온은 2017년 미국 로빈슨파마와 손잡고 건기식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일부 원료의 인증 절차에 문제가 생겨 계약이 철회됐다. 이에 관해 오리온 관계자는 “바이오를 외부에 부각하지 않았을 뿐이지, 회사의 중장기적 전략으로 꾸준히 검토해 왔다”면서 “건기식 또한 좋은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4대 신사업의 주춧돌이었던 음료는 연착륙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제주토착기업인 ‘제주용암수’를 인수하며 첫 단추를 꿰었던 생수는 지난해 연말 결과물이 공개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내 판매 허용을 둘러싸고 제주도와 이견을 보이며 불안감이 조성되기는 했지만, 오리온은 조속히 갈등을 봉합하고 제주용암수의 정상 판매에 들어갔다. 오프라인 판매가 시작됐던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150만병이 판매되는 쾌거를 이뤘다. 해외시장 개척도 순조롭다. 중국과 베트남에 이어 최근에는 러시아에도 수출길이 열렸다. 현재는 동남아와 일본 수출을 준비 중에 있다.

오리온홀딩스가 중국의 산둥루캉의약과 합자계약을 맺고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펑신 산동루캉의약 동사장. / 오리온
오리온홀딩스가 중국의 산둥루캉의약과 합자계약을 맺고 바이오 사업 진출을 알렸다. 사진은 왼쪽부터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펑신 산동루캉의약 동사장. / 오리온

생수와 함께 음료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RTD인 ‘닥터유 드링크’도 순항하고 있다. 닥터유 드링크는 첫 제품인 단백질 음료의 시장 반응에 힘입어 최근 비타민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닥터유 드링크 단백질은 출시 넉 달 째를 맞은 이달까지 260만개 이상 판매되며 29억원의 누적매출을 달성했다. 소비자들에게 고급과자로 통하는 닥터유의 이미지가 음료 분야에서도 통했다는 분석이다.

간편대용식에도 순풍이 불고 있다. 론칭 2년째를 맞은 간편식 브랜드인 ‘마켓오 네이처’를 대표하는 두 제품(오!그래놀라‧오!그래놀라바’)이 이미 지난해 연간 누적 판매량을 넘어선 것이다. 오리온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이들 제품의 합산 누적 판매량은 1,100만개를 돌파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이상 증가한 수치다. 건강 트렌드 확산과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가 수요 증진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디저트 카페인 ‘초코파이 하우스’도 전국 6개 지점을 확보하며 오리온의 얼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오리온은 ‘디저트 초코파이 티라미수’ 등 초코파이 하우스 전용 제품을 쿠팡, SSG닷컴 등 이커머스로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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