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가 또 다시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한국지엠
한국지엠 노사가 또 다시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한국지엠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이 또 다시 노사갈등의 짙은 먹구름을 마주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임단협 타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긴장의 수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시급한 판매실적 회복을 위해 노사가 손을 힘을 합쳐도 모자랄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갈등만 지속되고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좀처럼 끊지 못하고 있는 카허 카젬 사장의 리더십을 향한 물음표도 더욱 커지게 됐다.

◇ 한국지엠 노조, 잔업·특근 거부

금속노조 한국GM지부(이하 노조)는 최근 잔업 및 특근을 거부하는 투쟁에 돌입했다. 임단협 난항과 관련해 사측을 규탄하는 차원에서다. 노조는 우선 이달 말까지 잔업 및 특근 거부 형태의 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후에도 사측의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수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전면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지엠 노사는 현재까지 19차례에 걸쳐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한국지엠 사측은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다. 아울러 생산차질 및 협력사 위기 가중이 우려된다며 임단협 타결 협조를 노조에 촉구했다.

한국지엠의 노사갈등은 최근 수년간 거듭되고 있다. 특히 2017년 카허 카젬 사장이 취임한 이후 노사갈등이 더욱 깊어졌으며,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까지 계속되고 있다. 

카허 카젬 사장은 2017년 9월 부임했는데, 그해 한국지엠 노사는 난항을 겪은 끝에 12월 30일이 돼서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조합원 투표를 거쳐 임단협이 최종 타결된 것은 해를 넘긴 뒤였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8년 2월,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한국지엠 노사는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당시 한국지엠은 사회적으로도 거센 논란의 중심에 섰으며, 결국 정부 지원을 받아 경영정상화에 착수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과 얽혀 2018년 임단협은 평소보다 이른 4월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에서도 노사갈등은 반복됐다. 그해 하반기엔 연구개발부문 분리를 놓고 노사가 재차 충돌했다. 비정규직노조와의 갈등도 계속됐다.

지난해엔 노사갈등이 더욱 심화됐다. 역시 임단협은 난항을 면치 못했고, 노조는 전면파업에 돌입하는 등 강도 높은 투쟁을 펼쳤다. 카허 카젬 사장 등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2019년 임단협은 해를 넘겨서야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3월에 이르러서야 잠정합의안이 도출됐고, 조합원 투표를 거쳐 4월에 최종 타결됐다.

이처럼 카허 카젬 사장 취임 이후 한국지엠은 노사갈등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수한 상황이었던 2018년을 제외하면, 임단협은 매년 해를 넘겨서야 타결됐다. 올해도 연내 타결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다. 카허 카젬 사장은 한국지엠의 불법파견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된 상태이기도 하다. 

이 같은 노사갈등은 내부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기업 이미지를 훼손시켜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실적 악화는 다시 노사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며 상황이 점점 악화되는 셈이다. 

취임한지 어느덧 만 3년을 넘긴 카허 카젬 사장은 이러한 악재를 좀처럼 타개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리더십을 향한 물음표가 점점 더 커지는 이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