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차기 손해보험협회 회장으로 내정됐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차기 손해보험협회 회장으로 내정됐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2일 3차 회의를 열고 정지원 이사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앞서 회추위는 2차 회의를 통해 정지원 내정자를 비롯해 강영구 전 메리츠화재 사장, 유관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김성진 전 조달청장,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등 5명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이 중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이 후보직을 고사함에 따라 정 내정자가 차기 회장 후보로 급부상 한 바 있다. 

1962년생인 정 내정자는 고위 경제 관료 출신이다. 부산 출신인 그는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무부와 재정경제부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기획조정관,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이후 2015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거쳐 2017년부터 이달 1일까지 한국거래소 이사장직을 지냈다. 

손보협회장은 그간 관료 출신이 강세를 보여왔다.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관료+마피아) 비판이 높았던 2014년 민간 출신이 선임된 사례를 제외하고 대대로 고위 관료 출신이 손보협회장을 맡아왔다. 이는 정부와 인연이 있는 힘 있는 인사를 선호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로써 정 내정자는 거래소 이사장의 임기가 끝나자마자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나게 됐다. 차기 손보협회장에 오르는 그를 놓고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할 전망이다. 

정 내정자는 실무에 능통한 뿐 아니라, 중앙부처와 금융당국, 여당 관계자들과 다양한 인맥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업계가 실손의료보험, 자동차보험 보험료 인상 등 각종 현안을 놓고 정부와 줄다리기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정 내정자가 다양한 인맥을 바탕으로 업계와 정부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보험업계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 없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거론된다. 그는 금융위에서 오래 근무한 경력이 있는 만큼, 금융권 전반에 대한 이해도는 높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보험업계에 대한 경험은 부족한 상황이다. 정 내정자는 공직에서 물러난 후 주로 증권업계에 몸 담아왔다. 이에 손보업계의 주요 현안을 파악하고 업계와 소통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아울러 이번 선임으로 관피아 구설수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는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됐을 당시에도 관피아 구설에 시달렸던 바 있다. 

한편 손보협회는 다음 주 총회를 열어 정 내정자를 회장으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김용덕 현 손보협회장의 임기는 오는 5일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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