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적 악화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호텔신라가 3분기도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호텔·면세점 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손실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부진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이 사장은 내실경영의 고삐를 조이면서 위기 대응에 힘을 쏟고 있다. 

◇ 3분기 연속 적자 행진… 코로나19 사태에 털썩 

호텔신라는 올 3분기 연결 기준으로 1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795억원으로 40.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85억원을 기록하며 이 역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사업부분별 실적을 살펴보면 3분기 면세 사업 부문의 영업손실은 14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7,71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국내 시내점 및 공항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77% 줄었다.  

3분기 호텔 및 레저 부문은 5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신라는 올 1분기부터 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이 급감하고 소비가 줄면서 면세점·호텔 사업의 실적은 급격하게 악화됐다. 호텔신라는 올해 상반기에만 1,30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3분기 들어 전 분기 대비 영업 적자폭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호텔신라는 2분기에 6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3분기 매출 역시 2분기(5,230억)에 비해 68.2% 증가한 상황이다. 

운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노력에 총력을 기울인 것이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국 보따리상들이 다시 돌아오고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 등 추가 지원이 이뤄지면서 실적이 개선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호텔신라가 4분기 들어선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에 대해 2일 보고서를 통해 “4분기 흑자전환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항면세점 임대료 감면 효과가 나타나고 법인형 따이공(보따리상) 매출액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4분기 회복 전망에도 허리띠 바짝… 역점사업 한옥호텔 공사 일정 연기   

하지만 4분기 실적 회복 전망에도 이부진 사장은 허리띠를 바짝 조여 매고 있다. 이 사장은 야심차게 추진하던 한옥호텔 건립 공사 일정도 미루기로 결정했다. 

호텔신라는 한국전통호텔(한옥호텔) 부대시설 투자를 이달부터 내년 8월까지 보류한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이달부터 10개월간 해당 시설 공사를 중단한다는 말이다. 이에 해당 따라 시설 투자 완료 시점도 기존 2023년 1월에서 2024년 5월로 연장됐다. 

한옥호텔은 이부진 사장이 2010년 취임한 후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역점사업이다. 해당 호텔은 서울 최초의 전통호텔이며,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정문과 면세점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투자 금액만 3,000억원에 달한다. 호텔신라는 올해 서울 중구청으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고 지난 7월 공사에 들어간 바 있다. 

이 사장이 숙원사업까지 중단한 데는 현 경영환경이 워낙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쯤 종식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내실경영에 보다 집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과연 이 사장의 내실경영이 실적 턴어라운드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