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도래한 '뉴 노멀' 시대는 디지털 경제시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이는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 콘텐츠 자체부터, 사업방향까지 모든 부분을 바꿔놓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 역시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 산업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Getty images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사회의 도래는 디지털 경제 시대로의 변화를 불러오며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의 변화는 눈에 띄게 빠른 추세다. 기존의 TV시장을 밀어내기 시작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떼려야 뗄 수 없는 미디어 플랫폼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필요에 따라 시행되고 있는 ‘언택트 콘서트’ 등 많은 ‘디지털 콘텐츠’들은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부, 기업 등은 아직도 변화하는 ‘디지털 콘텐츠’의 시대에 ‘적응’하는 단계에 그쳐 있다.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지만, 이를 대비해 획기적인 콘텐츠 발굴, 플랫폼 육성 등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이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돼 있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처음 겪어보는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는 이미 시작됐고,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 시장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모두가 출발선에 머무르고 있는 이때, 우리가 경쟁국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 “디지털 인프라 등은 강점, 비대면 콘텐츠 전문성 등은 부족”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26일 발간한 ‘디지털 경제형 콘텐츠 해외진출 전략’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디지털 콘텐츠 사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현재 국내외 시장 상황에 대한 ‘SWOT’ 분석으로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WOT 분석은 기업의 내부환경과 외부환경을 분석해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요인을 규정하고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기법을 일컫는다. 분석결과를 토대로 강점과 기회(SO), 강점과 위기(ST), 약점과 기회(WO), 약점과 위기(WT)의 4가지 전략이 보통 선정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실시한 SWOT 분석결과, 우리나라 디지털 콘텐츠는 글로벌 경쟁력, 정부차원의 해외진출 지원, 디지털 콘텐츠 인프라, 자체 글로벌 행사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반면 비대면 콘텐츠의 전문성 부족, 글로벌 네트워킹, 해외거점 부족, 해외행사 답습 등은 약점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콘텐츠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요인으로는 디지털 경제 기반으로 전환되는 전반의 환경변화와 한류로 나타났으며, 위협요인으로는 글로벌 경제 및 콘텐츠산업 보호 정책 등을 꼽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26일 발간한 ‘디지털 경제형 콘텐츠 해외진출 전략’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 SWOT 분석을 한 결과. 우리나라 디지털 콘텐츠는 글로벌 경쟁력, 정부차원의 해외진출 지원, 디지털 콘텐츠 인프라, 자체 글로벌 행사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반면 비대면 콘텐츠의 전문성 부족, 글로벌 네트워킹, 해외거점 부족, 해외행사 답습 등은 약점으로 분석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번 SWOT분석 결과를 토대로  △디지털 환경 기반 콘텐츠 해외진출 확대(SO) △자체 해외진출 플랫폼 구축을 통한 수출 지원(ST) △비대면 해외진출 사업 역량 및 인프라 강화(WO) △디지털 경제 해외진출 기반 확보(WT) 의 총 4가지 K-디지털 콘텐츠 해외 전략을 선정했다.

먼저 강점과 기회(SO)에 따른 전략인 ‘디지털 환경 기반 콘텐츠 해외진출 확대’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디지털 환경 인프라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확보하고 해외 진출을 확대하자는 전략이다. 특히 초고속 통신 5G 등 다른 나라보다 뛰어난 통신망과 e-스포츠 등의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높은 관심도 등은 해외 시장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강점과 위기(ST)에 따른 전략은 자체 ‘해외진출 플랫폼 구축을 통한 수출 지원’이다. 현재 글로벌 콘텐츠 시장은 콘텐츠 분야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해외 각국의 콘텐츠 중심정책 및 자국 콘텐츠 보호 등의 위협 요인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용이하게 지원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과 지원,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약점과 기회(WO)에 따른 전략은 ‘비대면 해외진출 사업 역량 및 인프라 강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우리나라의 콘텐츠 경쟁력은 높으나 비대면 사업 분야의 콘텐츠 해외진출은 전문가 부재, 경험 부족 등으로 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이라고 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대면 콘텐츠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인프라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약점과 위기(WT)에 따른 전략은 ‘디지털 경제 해외진출 기반 확보’다. 글로벌 콘텐츠 산업이 디지털 경제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해외진출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며 디지털 경제에 맞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디지털 경제형 해외진출을 위한 해외 거점의 커버리지를 위해 ‘핵심거점’과 ‘연계 거점’을 구분하고 핵심거점을 중심으로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해외 거점은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UAE,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7개국 8개 거점으로 구성돼 있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 핵심거점 확보, 조직 체계화 ‘필수’… 온라인 플랫폼 기반 수출 강화도 필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앞서 소개한 SWOT분석결과를 토대로 세부적인 디지털 콘텐츠 해외진출 전략을 세운 결과, 디지털 경제형 해외진출을 위한 해외 거점의 커버리지를 위해 ‘핵심거점’과 ‘연계 거점’을 구분하고 핵심거점을 중심으로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봤다.

핵심거점은 각 권역의 주요한 역할이나 기능을 담당하는 거점으로 당 권역의 본부 혹은 사령부 역할을 하는 H.Q.(HeadQuater)를 지칭한다. 연계거점은 핵심 거점과 인접하거나 업무 분담, 특별한 역할 수행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거점이다. 핵심거점을 통해 한국의 디지털 콘텐츠를 연계거점과 주변 지역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해외 거점은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UAE,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7개국 8개 거점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유럽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많은 국가가 모여있어 2~3개의 거점이 운영돼야 실질적인 거점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지역을 모두 업무 영역으로 소화할 수 있는 해외거점 커버리지를 만들 필요가 있으며 거점 선정 시 디지털경제라는 글로벌 트렌드를 적용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 경제형 콘텐츠 수출을 지원하는 조직을 체계화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봤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콘텐츠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되는 미디어 콘텐츠 산업과 유통시장을 전문으로 업무 추진을 할 수 있는 조직, 인재 등이 필요하다는 것.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에 따라 디지털 경제형 콘텐츠 해외진출 전략의 효율성과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존에 진행되던 사업 중 디지털과 관련한 사업, 신규 디지털 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 전담 조직’이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취향에 맞는 ‘소규모 시장’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수출 지원 강화’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상의 비대면 거래 등이 활성화됨에 따라 해외 바이어들 역시 언제든 방문해  기업의 콘텐츠를 살펴보고 거래할 수 있는 창구를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Getty images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수출 지원 강화’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은 주요 시장을 제외하면 다양화되면서 취향에 맞는 ‘소규모 시장’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온라인 상의 비대면 거래 등이 활성화됨에 따라 해외 바이어들 역시 언제든 방문해  기업의 콘텐츠를 살펴보고 거래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로 하고 있다.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WelCon’ 웹사이트의 경우 콘텐츠진흥원사업을 외국에 홍보하기 위한 기능과 해외 바이어들을 위한 안내페이지 그리고 해외 마켓에 참여하는 기업을 위한 신청 기능을 가지고 있다. 

다만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해당 홈페이지는 콘텐츠 수출을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은 약한 편이며 이를 확대 개편하여 콘텐츠 수출을 위한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한국기업을 대상으로는 콘텐츠의 기획부터 제작, 배포, 수출에 이르기까지의 원스탑(One-Stop)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다.

해외바이어들이 영상, 게임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즉시 시연하고 사용해볼 수 있는 ‘온라인 상설 전시장’ 및 ‘비대면 온라인 상담’도 준비해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바이어들이 장소·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우리나라 기업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면 그만큼 거래 성사가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글로벌 경제와 콘텐츠 산업은 디지털로의 빠른 전환이 일어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현재 콘텐츠 사업의 해외진출 변화에 빠른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콘텐츠 시장 변화와 디지털 트렌드를 반영해 전략적 관점의 해외진출 사업 추진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새로운 신규 시장이나 시장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유형, 참여방식(온라인 등), 마켓 구분 기준 등의 재정립도 필요하다”며 “해외진출 사업에 대한 가능성과 데이터를 축적해 차후 활용 가능한 DB(데이터 베이스)구축해 마켓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게 해외진출 사업의 전면적인 개선 및 내부 체질을 개선하여 마켓 참여를 다각화하고 맞춤형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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